검찰이 허위 뇌전증 진단을 받아 병역 감면을 받은 병역면탈자 47명을 불구속 기소했다. /사진=뉴스1
검찰이 허위 뇌전증 진단을 받아 병역 감면을 받은 병역면탈자 47명을 불구속 기소했다. /사진=뉴스1
허위 뇌전증 진단을 받아 병역 감면을 받은 병역면탈자들이 무더기로 재판에 넘겨졌다. 배우 송덕호(30·본명 김정현), 프로배구선수 조재성(27) 등이 포함됐다.

9일 서울남부지검 형사5부(박은혜 부장검사)는 배우와 프로 스포츠 선수 등 병역면탈자 42명과 이들을 도운 가족·지인 5명 등 총 47명을 병역법 위반과 위계공무집행방해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에 따르면 병역면탈자 42명은 지난해 12월 병역법 위반 혐의로 구속 기소된 병역 브로커 구모(47)씨와 뇌전증 증상을 거짓으로 꾸며 군 복무를 피한 혐의를 받는다.

이들은 구씨에게 병역컨설팅 명목으로 최소 300만원에서 최대 6000만원을 주고 '맞춤형' 범행 시나리오 등을 제공받은 후, 발작 등 뇌전증 증상을 거짓으로 꾸몄다.

뇌전증 발작이 왔다며 119에 신고해 응급실에 실려가고 동네 병·의원과 대학병원 등에서 진료를 받으며 1∼2년에 걸쳐 뇌전증 환자라는 허위기록을 만들었다. 이를 토대로 허위진단서를 발급받아 병무청에 제출하는 수법으로 병역을 감면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뇌파검사에서 문제가 발견되지 않더라도 발작 등 임상 증상을 지속적으로 호소할 경우 진단이 가능한 뇌전증의 특성을 악용했다. 구씨는 이들이 가짜 환자로 들통나지 않도록 병원 검사 전에 실제 뇌전증 치료제를 복용시키고 점검하기도 했다.

이러한 방식으로 구씨가 챙긴 돈은 6억3425만원에 달한다.

그는 지난달 27일 첫 공판에서 병역법 위반 혐의를 모두 인정하고 선처를 구했다.

검찰은 또다른 브로커 김모(38·구속기소)씨와 의뢰인들은 물론 수사 과정에서 불거진 서초구청 사회복무요원의 병역면탈 의혹도 계속 수사 중이다. 래퍼 서바이벌 프로그램 '쇼미더머니' 우승자인 나플라(31·본명 최석배)는 사회복무요원 대체 복무를 회피하려한 정황이 제기된 바 있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