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 직후 구조된 선원 3명 하루만에 육지 이송병원치료 후 안정 되찾으면, 사고 정황 조사 예정 "여보 괜찮아요?" 지난 4일 전남 신안군 임자도 해상에서 전복 사고를 당한 '청보호'에서 극적으로 구조된 선원 3명이 5일 육지로 무사 귀환했다. 이날 오전 전남 목포시 해경전용부두에는 구조자의 가족 5명이 일찌감치 찾아와 먼바다를 하염없이 주시하며, 초조함에 발을 동동 굴렀다. 남편과 아버지가 탄 배가 바다에서 뒤집혔다는 청천벽력 같은 소식에 가슴에 무너져 내렸지만, 내 가족은 때마침 주변을 지나던 화물선에 구조됐다는 소식에 가슴을 쓸어내렸다. 그러나 직접 얼굴을 보기 전까진 다친 데는 없는지 걱정을 놓을 수 없었고, 사고로 실종된 다른 동료 9명의 구조 소식은 없는지 거의 뜬눈으로 밤을 지새웠다. 구조된 선원 3명은 화물선의 도움으로 구조된 후 곧장 도착한 해역 경비정으로 옮겨졌지만, 사고 선박의 구조 등을 잘 알아 구조·수색 작업에 도움이 되고자 현장에 남아있었다. 더는 현장에서 도울 수 있는 게 없자, 이들인 이날 오전 사고해역에서 육지로 이송됐다. 이날 오전 11시 40분께 멀리서 다가오는 해경 경비정이 모습을 드러내자 가족들은 부두로 뛰어났고, 정박한 경비정에서 내 소중한 가족이 내리자, 한달음에 뛰어가 껴안고 두 손을 잡았다. 남편을 보자마자 '엉엉' 울음이 터져 나온 아내는 "괜찮냐"고 물었고, 구조된 선원은 "응 괜찮아"라고 힘겨운 목소리로 답했다. 이들은 경비정에서 대원들의 부축을 받기는 했지만, 비교적 건강한 모습으로 걸어서 하선했다. 그리고 미리 대기 해놓은 들것에 몸을 누이고, 그제야 육지로 무사 귀환한 것이 실감 나는 듯 눈을 팔로 가리고,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가족들은 다시 돌아온 선원들을 손을 잡으며 안정을 취하도록 도왔다. 사고 당시 선원들이 갑판에 나왔었냐는 등 상황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이 쏟아졌지만, 선원은 짧게 "네"라고만 답했다. 구조된 한국인 선원 2명과 외국인 선원 1명은 병원으로 옮겨져 우선 검사와 치료를 받을 예정이다. 이후 안정을 되찾으며 사고 당시 상황에 대한 보다 정밀한 조사가 진행될 예정이다. 전날 오후 11시 17분께 신안군 임자면 재원리 대비치도 서쪽 16.6㎞ 해상에 있던 청보호 선원은 "배에 물이 차고 있다"고 구조 요청했다. 수분 뒤에 주변을 지나던 화물선이 구조에 나서 전복된 배에 올라타 구조를 기다리던 선원 3명을 구조했으나, 나머지 승선원 9명은 실종 상태다. 구조자들은 화물선에서는 "나머지 선원은 선실에서 자고 있었다"고 진술했으나, 경비정으로 옮겨진 뒤에는 "기관실에 2명이 있었고, 나머지 10명은 모두 갑판에 있었다"고 다른 진술을 한 것으로 전해진다. 해경 등 구조 당국은 이들의 진술을 토대로 실종자가 바다에 표류하고 있을 가능성에 대비해 수색 영역을 사고 현장 주변 해역까지 확대하고, 이들을 상대로 사고 정황에 대해 구체적으로 진술을 받을 예정이다. /연합뉴스
구조 위해 선내 진입 계속 시도…청보호 선체 오늘 중 인양 예정 전남 신안 해상에서 뒤집힌 25t급 어선 청보호의 실종 선원 9명 대부분은 사고 당시 갑판에 나와 있다가 선체에서 이탈한 것으로 추정돼 구조 당국이 해상 수색을 확대하고 있다. 조승환 해양수산부 장관은 5일 전남 신안군수협에 모여있는 실종자 가족들을 만나 이 같은 내용의 수색 상황 등을 밝혔다. 조 장관은 "사고 당시 기관실 직원을 제외한 사람들은 모두 갑판에 있었던 것으로 현재 파악하고 있다"며 "(실종자) 대부분이 선체에서 이탈하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이는 선원들이 선실에서 잠을 자던 중 사고가 발생해 실종자 대부분이 선실 내부에 있을 것으로 본 구조 작업 초기 추정과는 다르다. 조 장관은 이에 대해 "(배에) 물이 차오르니 갑판으로 이동하라는 선장의 지시가 있었든지 그건 조사를 해봐야 알 것 같다"고 덧붙였다. 구조 당국은 실종자들이 선체에서 이탈해 바다에서 표류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구조선과 관용선은 물론 민간 선박 등을 총동원한 수색에 나섰다. 특히 조류, 해류, 풍속 등을 고려해 실종자 위치를 분석하는 시스템으로 섹터별 수색 작업을 펼칠 계획이다. 전복된 어선 내부에 대한 수색도 이어간다. 해경은 전날 새벽부터 이날 오전 7시 30분까지 5차례 수중 진입을 시도했지만, 어구가 얽히고설킨 채 감싸고 있어 선실 내부까지 들어가지 못했다. 수면 위로 드러난 선체 바닥에 구멍을 뚫어 내부로 진입하려는 시도도 이중 격벽과 내부 장비 등 장애물에 막혀 진입에 실패했다. 당국은 새로운 진입로를 개척해 선내에 실종자가 남아있는지 등을 확인하면서 이날 중으로 청보호를 인양할 계획이다. 구체적인 사고 원인 조사도 청보호 인양 후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조 장관은 "오늘 배를 인양할 계획이며 인양을 하면 원인을 파악해 실종자 가족분들에게도 소상히 알려드리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