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지 대상을 찾으면 보상 받는 일종의 놀이…스트레스 풀기도
"놀이 집중하도록 현장에서 보더라도 만지거나 부르면 안 돼"

[※ 편집자 주 = 지난해 김해공항 국제선 여객 수가 100만명을 넘어선 데 이어 올해는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여객, 운항 편수가 회복할 기류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해외를 오가는 사람이 늘어날수록 중요해지는 것이 보안입니다.

안전한 김해공항을 만들기 위해 최일선에서 가장 바쁘게 일하는 '제3의 요원들'이 있습니다.

농림축산검역본부, 관세청, 경찰특공대에서 일하는 탐지견들이 그 주인공으로, 연합뉴스는 김해공항에서 활약 중인 이들 견공 삼총사와 관련한 다양한 이야기를 5차례에 걸쳐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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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공항 철통경'개'] ② 동물학대? 탐지견에겐 게임일 뿐
"탐지견에게 동물 학대하지 마세요!"
최근 동물권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김해공항에서 근무하는 탐지견을 두고 동물 학대를 우려하는 민원이 자주 들어온다.

끈질기게 '킁킁'거리는 탐지견 삼총사의 모습을 볼 때면 대견함을 느끼는 동시에 안타까운 마음이 들 수도 있다.

심지어 탐지견들의 군살 없는 몸을 보고 '밥을 제대로 먹이지 않아 마른 건 아닌지, 근무가 힘들어서 그런 건 아닌지'하는 민원이 들어오기도 한다.

[김해공항 철통경'개'] ② 동물학대? 탐지견에겐 게임일 뿐
그러나 이는 기우에 불과하다.

오히려 탐지견 삼총사는 맡은 업무를 즐기고 있다.

탐지견들은 사람처럼 돈이나 자아실현 등을 목적으로 움직이지 않는다.

이들을 일하게 하는 원동력은 즐거움 그 자체다.

탐지견들이 공항을 누비며 곳곳에서 냄새를 맡는 이유도 이것을 하나의 놀이로 인식하기 때문이다.

폭발물탐지견 벤저(3)의 경우 '아빠'인 핸들러와 업무를 시작할 때 벤저의 입장에서는 폭발물 찾기 게임이 시작된다.

수하물과 차량 휠 등을 이리저리 살피면서 숨어있는 폭발물을 찾는 놀이를 하는 것이다.

폭발물로 추정되는 물체를 찾으면 자리에 앉는 등의 방식으로 핸들러에게 신호를 주는데, 이 경우 좋아하는 장난감을 보상으로 받을 수 있다.

게다가 다양한 냄새를 맡는 것은 탐지견 스트레스를 푸는 데 도움이 되기도 한다.

[김해공항 철통경'개'] ② 동물학대? 탐지견에겐 게임일 뿐
다만 마약과 폭발물처럼 위험한 물체를 탐지할 때 개들이 위험에 처할 수 있다는 우려는 나올 수 있다.

특히 업무 능률을 올리기 위해 실제 탐지견에게 마약을 먹이거나 주사를 맞히는 것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되기도 한다.

하지만 이 역시 전혀 사실이 아니다.

인간과 마찬가지로 탐지견도 마약 냄새를 맡는 것만으로 건강이 나빠지지 않는다.

폭발물 역시 폭발물탐지견이 표적물을 건드리지 않으면서 탐지하는 방식으로 훈련을 하고 있어 안전하다.

[김해공항 철통경'개'] ② 동물학대? 탐지견에겐 게임일 뿐
각 기관에서는 탐지견들이 놀이에 최대한 집중할 수 있도록 현장에서 만나더라도 만지거나 간식을 주는 행위는 자제해달라고 당부한다.

또 평소 개를 싫어하더라도 탐지견들의 '놀이'만큼은 존중해달라고 요청한다.

농림축산검역본부 관계자는 "탐지견을 부르거나 유인하는 행동은 집중력을 떨어뜨려 업무에 혼선을 줄 수 있기 때문에 마음속으로 탐지견을 응원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경찰특공대 관계자는 5일 "간혹 왜 입마개를 씌우지 않냐고 화를 내는 시민도 있는데, 탐지견이 냄새 맡는 것을 방해해 어쩔 수 없다"면서 "탐지견들은 시민을 상대로 물거나 짖는 위해 행위를 하지 않도록 특수 훈련을 받았기 때문에 안심해도 된다"고 말했다.

[김해공항 철통경'개'] ② 동물학대? 탐지견에겐 게임일 뿐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