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업은 '도전정신' 금융업은 '원칙·신뢰' 서비스업은 '책임의식' 건설업은 '소통·협력'이 기업의 인재상인 것으로 조사됐다.

대한상공회의소는 국내 매출액 상위 100대 기업이 홈페이지 등에 공개한 인재상을 분석한 결과를 1월 30일 발표했다. 전체 기업 인재상은 5년 전 소통·협력과 전문성에서 올해는 '책임의식'과 '도전정신'을 강조하는 방향으로 변화했다. 공정을 중시하는 MZ세대들이 속속 입사하면서 기업들은 이들에게 '책임'을 요구하는 분위기다.
◆책임의식·도전정신·소통협력 '3대 인재상'
기업이 요구하는 3대 인재상은 책임의식(67곳), 도전정신(66곳), 소통·협력(64곳)으로 나타났다. 이어 창의성(54곳), 원칙·신뢰(53곳), 전문성(45곳), 열정(44곳), 글로벌 역량(26곳), 실행력(23곳), 사회공헌(14곳) 순이었다.

5년마다 하는 이 조사에서 2018년에 5위였던 책임의식이 1위로 부상했고, 2위였던 전문성은 6위로 내려갔다.

이런 결과를 두고 대한상의는 "기업은 인력의 핵심으로 떠오르는 Z세대 요구에 맞게 수평적 조직, 공정한 보상, 불합리한 관행 제거 등 노력을 하는 한편, Z세대에도 그에 상응하는 조직과 업무에 대한 책임의식을 요구하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아울러 "직무중심채용과 수시채용 확산으로 대졸 취업자들의 직무 관련 경험과 지식이 상향 평준화됐고, 이들이 일정 수준 이상 전문성을 갖추고 지원해 인재상으로 강조할 필요성이 낮아졌다"고 풀이했다.

또 15년 전인 2008년 인재상과 비교하면 창의성이 1위에서 4위로, 글로벌 역량이 6위에서 8위로 각각 밀려났다. 기후 환경과 책임 경영이 중요해지면서 그동안 조사에서 포함되지 않았던 사회공헌은 새로운 인재상(10위)으로 등장했다.
◆제조 '도전정신' 금융 '신뢰의식' 건설업 '소통협력'
인재상은 업종별로 다소 차이를 보였다. 제조업은 글로벌 공급망 재편 등 불확실성 증대를 반영해 도전정신을 갖춘 인재를 원했다.

반면 직원의 횡령·배임이 잇따라 발생한 금융·보험업은 원칙·신뢰를 최우선 역량으로 내세웠다. 고객 만족을 추구하는 도·소매업, 기타서비스업, 무역운수업 등은 책임의식을, 현장에서 다양한 관계자와 소통이 중요한 건설업은 소통·협력을 중시했다.

유일호 대한상공회의소 고용노동정책팀장은 "1990년대생의 본격적인 경제활동 참여에 맞춰 기업도 조직 문화를 개선하는 한편, Z세대에도 기존에 정립된 문화와 조화를 추구하기를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올해 취업한파가 예상되는 만큼 변화한 기업의 인재상을 꼼꼼히 파악하고 이에 맞춰 본인의 강점을 드러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Z세대 입사에 임원들은 '3요 주의보'발령
Z세대가 기업에 속속 입사하면서 요즘 대기업 임원들은 아들·딸같은 신입사원들의 대응에 잔뜩 긴장하고 있다. 상사들의 업무지시에 '이걸요' '제가요' '왜요'라는 답변을 하기 일쑤기 때문이다. 이때문에 임원들 사이에선 '3요 주의보'가 유행이 될 정도다.

말없이 부장의 지시에 따랐던 선배들과 달라진 풍속에 기업 인사팀은 임원교육에서 Z세대들의 '3요'에 대한 모범답안 자료를 만드는 것이 필수가 됐다.

SK하이닉스 입사 4년차 사원은 2021년 1월말 2만 8000여명에게 사내게시판과 이메일 등을 통해 "성과급 산정 기준을 투명하게 공개해 달라"고 요청했다.논란이 커지자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지난해 SK하이닉스에서 받은 연봉 30억원 전액을 반납해 임직원과 나누겠다"고 선언하기도 했다.


삼성도 예외는 아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1월 반도체 대졸 신입사원 초봉을 5300만원으로 인상했다고 발표했다. 이후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인 '블라인드'에는 입사자 A씨rk "내가 2.5년 더 일했는데 지난달 입사한 내 후배와 연봉이 똑같다니 슬프다."는 푸념을 늘어놓기도 했다.

공태윤 기자 true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