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앤장을 비롯해 태평양 광장 율촌 세종 등 국내 5대 로펌이 모두 연매출 3000억원을 돌파하는 시대가 곧 열린다. 지난해 율촌이 창사 후 최초로 매출 3000억원을 넘어선 데 이어 세종도 3000억원 턱밑까지 몸집을 불렸다. 2017년까지만 해도 3000억원을 넘어선 로펌은 김앤장 한 곳뿐이었다.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중대재해처벌법 등 새로운 규제들이 법률 서비스 시장을 키웠다는 분석이다.
빅5 로펌, 5년새 몸집 40% 키웠다
○5대 로펌 매출 2.6조원...5년간 40% ↑
29일 한국경제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법무법인 율촌은 지난해 매출 3040억 원(국세청 부가가치세 신고 기준)을 올리며 창사 후 처음으로 연매출 3000억원대에 진입했다. 전년보다 몸집을 13.0% 불렸다.

투자은행(IB)업계 한파로 로펌들의 효자 노릇을 해온 인수합병(M&A)과 투자 유치 관련 자문이 급감한 시기였음을 고려하면 기대 이상의 실적을 냈다는평가다. 조세 등 기존 주력 분야에서 고른 성과를 내면서 신사업에서도 선전한 덕분이다.

강석훈 율촌 대표변호사는 “송무 분야에서 높은 승소율을 기록했고 전략 적으로 집중한 중대재해 분야에서도 많은 이익을 거뒀다”며 “ESG, 친환경 에너지, 정보통신기술(ICT) 등 신산업 관련 자문 실적이 꾸준히 늘어난 것도 성장세에 기여했다”고 설명했다.

5위 세종도 전년보다 11.8% 증가한 2985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3000억원에 바짝 다가섰다. 해외사무소 실적까지 포함하면 3000억원을 웃도는 매출을 냈을 것으로 추산된다. 지식재산권 (IP)과 M&A, 노동 등 주력 분야에서 선전했다. 특히 M&A 법률자문 시장이 얼어붙은 상황에서 SD바이오센서의 미국 진단키트업체 메리디안 인수, 산업은행의 대우조선해양 매각, SKC의 필름사업 매각 등 대형 거래를 연이어 성사하며 주목받았다.

부동의 1위 김앤장과 매년 2위 싸움을 벌이는 태평양·광장도 성장세를 이어갔다. 김앤장은 1조3000억원대, 태평양과 광장은 각각 3800억원대 매출을 거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5대 로펌이 지난해 올린 매출은 총 2조6000억원대 수준으로 추산된다. 2017년 이후 5년간 40%가량 늘어난 규모다. 10년 전과 비교하면 두 배 이상 덩치가 커졌다.
○올해는 분쟁·구조조정 일감 기대
다른 주요 로펌들도 상승곡선을 그려 나가고 있다. 화우는 전년보다 3.0% 늘어난 2062억원의 매출을 거뒀다. 지평의 매출은 1101억원으로 같은 기간 4.8% 증가했다.

두로펌은 2021년 각각 연매출 2000억원, 1000억원에 처음 진입했다. 바른(862억원)과 대륙아주(848억원), 동인(575억원) 등도 매출 규모를 늘려가고 있다. 대륙아주는 지난해 21.1%의 매출 증가율을 기록하며 10대 로펌 중 가장 높은 성장세를 보였다.

로펌들은 올해 상황이 녹록지 않지만, 성장세를 이어갈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일단 금융·증권·부동산 등 주요 시장 침체로 인해 이해 관계자간 분쟁이 본격화할 가능성이 높다. 특히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시장 침체로 공사가 미뤄지거나 잠정 중단된 현장이 속출하는 건설업계에서 일감이 증가할 것이란 예상에 힘이 실린다.

M&A 시장에서도 경영난에 처한 기업이 새 주인을 찾거나 사업을 내다파는 구조조정 성격의 거래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거래 자문과 함께 파산·회생 자문도 증가할 전망이다.

김진성 기자 jskim1028@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