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무기수, 교도소서 수용자 폭행 살해... 2심서 사형 선고
교도소 안에서 동료 수용자를 때려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20대 무기수에게 2심에서 법정 최고형인 사형이 선고됐다.

대전고법 형사1-3부(이흥주 부장판사)는 26일 살인 등 혐의로 구속 기소된 A(28)씨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한 1심을 파기하고 사형을 선고했다. 함께 기소된 같은 방 동료 B(29)씨와 C(21)씨에게는 1심 형의 배가 넘는 징역 12년과 14년을 선고했다. 검찰은 지난 13일 결심 공판에서 A씨에게 사형을, B씨와 C씨에게는 징역 20년을 구형한 바 있다.

2심 재판부는 "A씨는 강도살인죄를 저지른 지 2년 만에 살인 범행을 했다. 돈을 위해서라거나 원한 관계에 의해서가 아닌, 뚜렷한 이유도 없이 단순히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피해자를 괴롭혔다"며 "짧은 기간 내에 두 명을 살해했고 여러 차례 재소자에게 폭력을 휘두른 A씨에게 교화 가능성이 있을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재소자가 동료 재소자를 살해한 사건은 전례를 찾기 어렵다"며 "수형 생활 중 사람을 살해한 죄의 무게가 가볍지 않고,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이에게 무기징역 이하의 형을 선고하는 것이 어떤 의미가 있을지 의문"이라고 사형 선고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피해자의 부검 결과를 면밀히 살펴보면 얼마나 큰 고통을 당했을지 조금이나마 짐작해볼 수 있다"며 "유족의 정신적 고통이 크고 엄벌을 바라는 점을 고려했다"고 덧붙였다. 원심에서 각각 징역 2년 6월과 징역 5년을 받았던 B씨와 C씨에 대해서는 '형이 너무 가볍다'는 검사 주장을 받아들여 형량을 높였다.

재판부는 "B씨와 C씨는 편지 등을 통해 '무기수에게 몰아가자'는 취지로 말을 맞추려 했고, 구체적인 상황에서 모순되거나 일관되지 않은 진술들도 많았다"며 "복도 폐쇄회로(CC)TV 영상을 보면 거의 매일 수십차례 망을 보는 장면이 확인된 점 등으로 볼 때 폭력 행위에 가담한 사정이 인정된다"며 검사의 공소사실을 모두 유죄로 판단했다.

숨진 피해자의 동생은 재판 후 기자들과 만나 "2심에서는 제대로 된 판결을 내려주셔서 유족들의 억울함이 조금이나마 풀릴 것 같다"면서도 "나머지 공범들도 단순한 폭력이 아닌 보름 넘도록 무자비하게 폭행해 살해한 점 등을 고려하면 형이 너무 가볍다"고 말했다.

A씨는 2021년 12월 21일 공주교도소 수용거실 안에서 같은 방 수용자(42)의 목을 조르고 가슴 부위를 발로 여러 차례 가격하는 등 폭행해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그는 2019년 계룡에서 금을 거래하러 온 40대를 둔기로 때려 살해하고 금 100돈과 승용차를 빼앗은 강도살인죄로 무기징역을 확정받고 복역 중이었다.

B씨와 C씨는 피해자의 배 위에 올라가거나 망을 보는 등 함께 살해한 혐의다.

이들은 피해자의 특정 신체부위를 빨래집게로 집어 비틀고 머리에 뜨거운 물을 부어 화상을 입히는 등 가혹 행위를 지속했으며, 이 같은 사실이 드러날까봐 병원 진료를 받지 못 하게 하고 가족이 면회를 오지도 못 하게 한 것으로 조사됐다.

2021년 12월 1일까지는 지병인 심장질환 이외 건강상 문제가 없었던 피해자는 불과 20일 만에 전신출혈과 염증, 갈비뼈 다발성 골절 등으로 숨졌다.

1심 재판부는 "무기징역을 선고받고도 아무런 이유 없이 다른 생명을 짓밟았고, 재판 과정에서 죄질을 줄이는 데 급급해하는 등 반사회적 성향이 있다고 심히 의심된다"면서도 "피고인이 처음부터 살해할 적극적이고 분명한 의사가 있었다고 보기 어려운 점 등을 고려했다"며 A씨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사진=연합뉴스)


박근아기자 twilight1093@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