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항 곳곳서 실랑이 "항공편 대기번호도 아닌 카운터 대기번호"
25편 임시편 추가 투입했지만 결항 승객 해소엔 역부족
"새벽부터 줄을 서서 기다렸는데 항공편 대기번호도 아니고 카운터(직원) 대기번호라니요!"

기상악화로 멈춰 섰던 제주국제공항 항공기 운항이 재개된 25일 오전 한 저비용항공사(LCC) 카운터에서 고성이 오갔다.

운항이 재개됐지만 고향으로 돌아가는 비행기표를 구하지 못한 관광객과 항공사 직원간 실랑이가 벌어진 것이다.

새벽 4시 공항에 도착해 줄을 섰다는 이모씨는 "지난 21일 토요일 제주에 와서 24일 서울로 돌아가려고 했는데 어제부터 오도 가도 못하고 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그는 "항공사 직원들이 뒤늦게 발권 데스크를 열어 안내를 제대로 하지 않는 바람에 뒤늦게 온 사람들이 새치기하고 들어와 먼저 비행기를 타고 돌아갔다"고 말했다.

이씨는 "새벽부터 기다린 사람들은 도대체 뭐가 되느냐. 책임을 지라"며 항공사 직원에게 화를 냈다.

해당 항공사의 줄은 똬리를 틀듯 이어져 100m를 훌쩍 넘었다.
항공사 직원과 대기 승객간 실랑이는 곳곳에서 벌어졌다.

가족과 함께 지난 21일 제주에 온 A씨는 '부산'이라고 쓰인 직원 대기번호를 손에 쥐고서 "4∼5시간을 기다렸는데 카운터 대기번호가 말이되느냐"고 언성을 높였다.

대기 승객이 모두 마감돼 오후 2시에 다시 오라며 비행기 대기번호도 아니고 카운터 직원 대기번호를 끊어준 항공사 직원에게 항의한 것이다.

그는 "마냥 제주에 있을 수 없어서 오후 3시 삼천포로 가는 배편을 끊었지만 2시에 다시 오라는 건 배편을 포기하고 되든 안 되든 마냥 기다리라는 것"이라며 "너무 무책임하다"고 지적했다.

공항 안내데스크에는 비행기표를 구하지 못한 관광객 등의 대체항공편 문의가 쇄도했다.

안내데스크 직원 김모씨는 "새벽 5시 30분에 출근했는데 그 시간에도 항공사마다 줄이 길게 늘어서 있었다"며 "안내를 해드리고 싶어도 업무 범위를 넘어선 내용이라 응대를 하지 못해 속상할 따름"이라고토로했다.
24일부터 공항에서 밤을 지새운 체류객도 128명에 달했다.

제주도와 제주공항 측은 체류객 지원 매뉴얼에 따라 상황을 '주의' 단계에서 '경계'로 격상해 모포와 매트리스 등을 제공했다.

한국공항공사 제주공항 관계자는 "공항 운항이 재개되면서 많은 승객이 한꺼번에 몰려 매우 혼잡하다"며 "예약 승객은 항공편 출발시간에 맞춰 오고, 원활한 항공편 수속처리를 위해 수하물을 최대한 적게 소지해달라"고 당부했다.

제주지방항공청과 한국공항공사 제주공항은 국내선 출발 기준 25편을 추가 투입해 이날 오전 8시 3분 승객 189명을 태운 서울행 제주항공편을 시작으로 기상악화로 발이 묶인 승객을 수송하고 있다.

이날 하루 임시편을 포함해 제주공항에서 모두 514편(출발 256, 도착 258)이 운항될 예정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