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재판서 뺑소니 혐의만 부인
'스쿨존 초등생 사망사고' 음주운전자 "도주 생각 없었다"
만취 상태로 차를 몰다가 어린이보호구역(스쿨존)에서 초등생을 치어 숨지게 한 운전자가 재판에서 "도주할 생각은 없었다"며 뺑소니 혐의를 부인했다.

A씨(40·구속기소)의 변호인은 17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4부(조용래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도주치사(뺑소니)·어린이보호구역치사·위험운전치사, 도로교통법상 음주운전 혐의에 대한 첫 공판에서 이같이 밝혔다.

변호인은 "피고인이 자신의 행동으로 얼마나 참담한 결과가 일어났는지를 보고 반성하고 있다"면서도 "다만 도주치사 혐의는 도주할 의사가 없어 부인하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다른 혐의는 모두 인정하나 뺑소니 혐의는 부인하는 취지다.

A씨는 작년 12월 2일 만취한 채로 스포츠유틸리티차(SUV)를 운전해 서울 강남구 청담동 언북초등학교 후문 앞 어린이보호구역 내 교차로를 지나다가 방과 후 수업을 마치고 지나던 이 학교 3학년 B(9)군을 들이받았다.

A씨는 사고 후 구호 조치 없이 현장을 이탈한 것으로 조사됐다.

목격자의 신고로 병원에 옮겨진 B군은 끝내 숨졌다.

당시 A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 취소 수준인 0.128%였으며 자신의 집 주차장으로부터 약 930m를 운전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A씨가 일부 혐의를 부인함에 따라 교통사고분석서를 작성한 담당자를 증인으로 신청하기로 했다.

증인 신문은 다음 공판인 3월 14일에 이뤄진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