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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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스포츠 스타와 래퍼 등이 병역면제를 노리고 브로커와 짜고 '허위 뇌전증' 판정을 받은 것이 적발된 가운데 상상을 초월하는 각종 병역 회피 사례들이 전해졌다.

병무청 법무관을 지낸 윤병관 변호사는 9일 YTN 라디오에서 본인이 직접 겪었거나 들었던 병역 회피를 위한 각종 수법에 대해 소개했다.

윤 변호사는 병역 판정을 위한 신체검사에 대해 "병역법 12조에 따라 군의관의 판정으로 1급에서 7급까지 나눠지며 그에 따라 현역, 사회복무요원, 병역면제 등 크게 3가지로 분류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통상 1급에서 3급까지는 현역병, 4급은 보충역으로서 사회복무요원, 5급은 전시근로역으로 편입은 되지만 민방위 훈련만 받는다"는 것으로 "5, 6급은 흔히 말하는 군 면제라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이번에 적발된 사례에 대해 윤 변호사는 "뇌전증은 경련성 질환으로 검사 규칙상 경련성 질환의 경우에는 뇌파 검사에 이상이 없더라도 1년 이상 치료 경력이 있으면 4급 보충역, 2년 이상 치료경력이 있으면 5급 판정 면제 처분을 하게 된다"고 했다.

윤 변호사는 "병역을 피하려 연예인이 치아를 의도적으로 손상해서 병역 면제받은 경우도 있었고 '귀신이 보인다'면서 정신질환자 행세를 하거나, 소변에 혈액이나 약물을 섞고 검사를 받아 병역을 면탈하거나 멀쩡한 어깨를 수술해서 습관 탈구로 병역을 면탈하는 경우 등 다양한 사례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귀신이 보인다'고 우길 경우와 관련해 "군대에 안 가는 부분은 아니다. 전문의료기관에서 판단을 받아서 보충역이나 면제 판정을 하게 되는데 '귀신이 보인다'고 한 연예인의 경우 4급 보충역 편입을 받았다가 (들통나) 나중에 취소됐다"고 설명했다.

윤 변호사는 "가짜로 청각 마비 행세를 하거나 심지어 손가락을 자른다거나 예전에는 고환을 제거하는 사례도 실제로 있는 등 상상도 못 하는 기상천외한 방법을 동원해서 병역 기피하는 경우가 있었다"며 이렇게까지 해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고개를 내저었다.

윤 변호사는 이러한 병역 면탈을 막기 위해서는 "상당히 미약한 병역법 위반 처벌 수위(자해 혹은 속이기를 할 경우 징역 1년 이상 5년 이하)를 강화하고 병무청이나 유관 수사기관이 단속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검찰은 이날 병역 브로커 김모 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앞서 또 다른 브로커 구모 씨는 지난달 21일 구속기소 됐다.

이들은 뇌전증을 허위로 꾸며내 병역을 면제받거나 감면받게 알선한 혐의(병역법 위반)를 받는다. 이번 병역 비리에 프로배구 OK금융그룹 소속 조재성(28)을 포함해 여러 종목의 스포츠선수들이 연루된 것으로 파악됐다.

김현덕 한경닷컴 기자 khd998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