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여론조사 두고 비방전…16일 본투표
일주일 남은 변협 회장선거 '혼탁'…잇단 고소·고발
대한변호사협회(변협) 회장 후보들이 이번에는 선거 여론조사를 둘러싸고 법적 싸움에 나섰다.

선거를 일주일 앞두고 고소·고발이 잇따르며 비방전이 과열되는 양상이다.

변협 회장 후보인 김영훈(59·연수원 27기) 변호사는 9일 드라마앤컴퍼니 본사가 있는 서울 강남구 포스코타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리멤버'가 최근 변호사 직군으로 분류되는 이들을 대상으로 변협 회장 선거 설문조사를 빌미로 불법 여론조작과 선거 개입을 시도했다"고 주장했다.

드라마앤컴퍼니가 운영하는 명함관리 애플리케이션 리멤버는 최근 회원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벌여 논란이 됐다.

변협 회장 선거 여론조사는 변협의 선거관리위원회만 실시할 수 있다.

리멤버의 설문 문항은 '변협이 법률플랫폼에 가입했다는 이유로 회원들에게 소명 요청서를 보내고 징계를 결정한 사실을 아는가', '이번 선거에서 안병희 후보만 변협 입장에 반대하는 후보라는 점을 아는가' 등이다.

김 후보는 이러한 리멤버의 설문조사가 경쟁 후보인 안병희(61·군법무관 7회) 변호사에게 유리하게 여론을 조작하려는 의도였다고 보고 6일 드라마앤컴퍼니를 업무방해죄로 서초경찰서에 고발했다.

김 후보는 이날 기자회견 후 드라마앤컴퍼니에 선거개입 중단을 촉구하고 관련 정보 공개를 요청하는 서류를 전달했다.

안 후보 측은 고발당한 당일 리멤버에 설문조사를 의뢰한 일이 없다는 내용을 담은 드라마앤컴퍼니의 사실확인서를 공개하며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이어 이날 리멤버에 설문조사를 의뢰한 사람을 수사해달라며 서초경찰서에 고발장을 냈다.

김 후보와 안 후보가 선거 과정에서 고소·고발장을 낸 것은 처음이 아니다.

김 후보 캠프는 안 후보가 2020년 제51대 변협 회장 선거 당시 투표장에서 채증하던 후배 변호사 A씨의 손목을 꺾는 등 폭행했다며 A씨와 함께 고소장을 냈고, 안 후보는 사실무근이라며 A씨를 명예훼손죄로 맞고소했다.

이와 별도로 안 후보는 현 변협 집행부의 잘못을 비판하는 내용을 선거 공보물에 담았다가 삭제하라는 통보를 받은 데 불복해 변협과 변협 선관위를 상대로 가처분을 내 인용 결정을 받았다.

변협은 변호사로 활동하려면 당연 가입해야 하는 법정단체다.

임기 2년의 변협 회장은 대법관과 검찰총장,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 후보 추천위원회에 모두 당연직 위원으로 들어간다.

회원들이 직접 선출하는 직선제 방식인 변협 회장 선거는 이달 13일 사전투표, 16일 본투표가 예정돼 있다.

2020년과 달리 이번 제52대 회장 선거에선 결선 투표가 없어졌다.

김 후보와 안 후보, 박종흔(57·31기) 변호사(기호 순) 등 3명이 후보로 나섰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