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즐긴다"…떼창 노래방 지고, 코인 노래방 뜨고
대학 신입생 전모씨(20)는 입학 후 선후배와 노래방에 가본 적이 없다. 전씨는 “친하지 않은 사람들과 노래방을 가는 문화는 대학가에서 더 이상 찾아보기 힘들다”며 “노래를 부르고 싶으면 코인노래방을 혼자 찾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직장인과 대학 등의 단체 술자리 문화를 상징했던 노래연습장이 사라지고 있다. 코로나19 대유행과 맞물려 단체로 노래방을 가는 문화가 줄어들고 ‘1인 노래방’이 인기를 얻고 있는 것이다. 코인노래방은 1000원에 두세 곡을 부를 수 있는 1~2인용 노래방이다.

30일 한국경제신문이 서울 주요 대학가에 있는 노래방을 조사한 결과 흑석동 중앙대 인근에는 수십 년간 영업했던 노래방 10여 곳이 없어지고 단 한 곳만 남았다. 노래방이 없어진 자리엔 코인노래방 아홉 곳이 새로 들어섰다. 대학가인 신촌역 인근 역시 마찬가지다. 영업 중인 노래방 19곳 중 11곳이 코인노래방이다. 일반 노래방은 여덟 곳으로 코인노래방이 더 많다. 서대문구에서 코인노래방을 운영하는 김모씨(57)는 “무인으로 운영해 인건비를 아낄 수 있다”며 “일반 노래방 점주들도 코인노래방으로 전환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반 노래방은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 국세청에 따르면 2019년 전국에 3만291곳이던 노래방은 지난 7월 2만7465곳으로 9.3%(2826곳) 줄었다. 특히 코로나19 대유행이 시작된 2020년부터 감소세가 두드러진다.

반면 코인노래방은 점점 늘어나는 추세다. 2012년 처음 생긴 코인노래방은 이달 기준 6000여 개까지 증가했다. 서울 남영동에서 노래연습장을 운영하는 신모씨(51)는 “과거에는 대학생들이 학기 초마다 단체로 예약을 잡곤 했지만 요즘에는 그런 문화가 사라졌다”고 했다.

1인 노래방이 늘어나는 것은 개인 중심 직장·대학 문화가 대세로 자리잡았기 때문이다. 대학가만 하더라도 학과, 동아리 등 단체 술자리 문화가 사라지고 게임·운동 등 개인 중심의 취미 활동이 늘고 있다. 송재룡 경희대 사회학과 교수는 “코로나19 이후 젊은 세대 사이에선 혼자 취미생활을 즐기는 분위기가 당연시되고 있다”며 “단체 회식 문화가 사라지고 개인 중심으로 바뀌고 있다”고 분석했다.

권용훈 기자 fac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