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통위 연구용역 수행한 심사위원 출국금지
'TV조선 재승인 의혹' 방통위 압수수색…상임위원 사무실도(종합)
검찰이 2020년 종합편성채널 ㈜조선방송(TV조선) 재승인 심사 과정에서 점수를 고의로 낮췄다는 의혹을 받는 방송통신위원회(방통위)를 28일 오전 압수수색했다.

이 의혹과 관련한 세번째 압수수색으로, 검찰은 지난 9월과 11월에도 방통위 청사에서 자료를 확보했다.

서울북부지검 형사5부(박경섭 부장검사)는 이날 정부과천청사 내 방통위 방송지원정책과, 전산실, 의안조정팀 등에 수사관들을 보내 관련 자료를 압수했다.

재승인 심사 태스크포스(TF) 팀장이었던 방통위 직원의 휴대전화 등도 확보했다.

이날 검찰의 압수수색 대상에는 방통위 상임위원 여러 명의 사무실도 포함됐다.

차관급 인사에 대한 압수수색은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일부 심사위원이 지난해 10월께 방통위가 발주한 연구용역에 참여한 정황이 발견됨에 따라 검찰은 고의 감점 의혹과의 연관성을 따져보고 있다.

방통위는 이들 심사위원의 연구용역 수행계획서와 그 결과물을 검찰에 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이 연구에 참여한 A 심사위원에 대해 3개월 출국금지를 신청했으며 최근 이를 한 달 연장했다.

또 피의자 신분인 심사위원들과 소환 일정을 조율중이다.

'TV조선 재승인 의혹' 방통위 압수수색…상임위원 사무실도(종합)
방통위는 연이은 압수수색에 당혹스러운 분위기다.

검찰의 이날 압수수색이 공교롭게 오전 10시 예정됐던 전체회의 시간과 겹치면서 회의가 취소됐다.

방통위의 한 관계자는 "검찰 수사 등으로 국장 인사와 정책 결정 등도 밀린 상황이어서 분위기가 매우 좋지 않다"고 전했다.

내부에서는 국장 인사가 이뤄질지가 관심사다.

검찰 수사로 인사가 '올스톱'일 것이라는 전망도 있지만, 현재 방송정책국장이 수사 대상이 된 터라 내년 3월 TV조선 재승인 심사를 또 총괄하는 게 부적절하다는 의견이 있어 인사가 불가피할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검찰은 올 9월 감사원에서 방통위의 종편 재승인 심사위원 일부가 TV조선과 채널A에 대한 점수를 일부러 낮게 준 정황이 담긴 감사자료를 넘겨받아 수사에 착수했다.

종편 재승인 기준은 1천점 만점에 650점 이상이며, 중점 심사 사항에서 배점의 50%에 미달하면 조건부 재승인 또는 거부된다.

TV조선은 2020년 심사에서 총점 653.39점으로 기준을 넘었다.

하지만 중점 심사 사항인 '방송의 공적 책임·공정성의 실현 가능성과 지역·사회·문화적 필요성' 항목에서 210점 만점에 104.15점을 받아 50%에 미치지 못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