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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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보이스피싱 범죄를 막기 위해 내년부터 외국에서 전화가 걸려올 경우 “국제전화입니다”라는 음성 안내를 시작한다. 또 국제전화를 국내 발신인 것처럼 번호를 조작하는 불법 번호변작 중계기(심박스) 뿐 아니라 보이스피싱에 이용된 단말기도 차단하기로 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8일 보이스피싱에 이용된 단말기 차단, 국제전화 음성안내, 불법문자 간편신고 체계 구축 등을 골자로 한 ‘보이스피싱 방지책 후속 대책’을 발표했다.

앞서 정부는10월부터 범정부 보이스피싱 대응 통신·금융분야 대책에 따라 대포폰 근절을 위한 개통가능한 회선 수 제한과 공공·금융기관 발송문자 안심마크 표시 시범도입 등을 실시했다.

이번 후속 조치에서는 국제전화 번호변작 및 사칭이 차단된다. 일반적으로 보이스피싱 범죄 조직은 해외 콜센터를 거점으로 활동하는데, 국민들이 국제전화번호는 잘 받지 않는다는 점을 피하기 위해 심박스를 이용해 국제전화번호를 이동전화 전화번호로 바꿔 피해자를 속이고 있다.

이에 지금까지 경찰은 심박스를 직접 단속해왔지만 11일 부터는 심박스 등 보이스피싱에 이용된 단말기를 네트워크 기반으로 즉시 차단해 효율성을 극대화 한다.

국제전화 안내도 강화된다. 우선 외국에서 발신한 전화번호와 이용자 단말기에 저장된 번호 일부만 일치해도 저장된 연락처의 이름이 표시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삼성전자, 애플 등 단말기 제조사와 운영체제(OS) 업데이트 개선을 완료했다.

이전까지는 발신 번호 뒤 9∼10자리가 일치하면 단말기 주소록에 등록된 이름이 표시돼 피해자가 가족·지인 전화로 오해, 보이스피싱에 쉽게 휘말리는 사례가 있었다. 여기에 통신사와 협력해 내년 상반기부터 국제전화임을 통화 연결시 음성으로 안내한다.

서민대출·해외결제·정부지원금 등을 빙자해 피해자를 현혹하는 ‘미끼 문자’는 수신창에서 바로 신고할 수 있는 원스톱 신고체계도 마련했다. 또 불특정 다수에게 대량 살포되는 피싱 문자를 더욱 신속히 추적·차단하기 위해 문자에 사업자별 고유 식별코드를 삽입한다. 이를 통해 불법문자 신고 접수부터 발송자 차단까지 소요 기간은 7일에서 2일로 단축될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 2024년까지150억원을 투자해 인공지능(AI)·빅데이터를 활용한 연구개발(R&D)를 통해 범죄수법 진화에 대한 기술대응력을 높여 나갈 계획이다.

장지민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