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상섭 산림청 차장이 7일 대전 정부대전청사 기자실에서 산악기상관측망 확충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산림청 제공
임상섭 산림청 차장이 7일 대전 정부대전청사 기자실에서 산악기상관측망 확충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산림청 제공
산림청은 오는 2027년까지 전국에 620개의 산악기상관측망을 설치해 산불·산사태와 같은 산림재난 예방과 대응에 적극적으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7일 밝혔다.

산악기상망은 산악지역의 기온, 바람, 강수량 등 7개 요소를 1분 단위로 관측해 실시간 산악날씨를 제공한다.

산림청은 2012년부터 올해까지 주요 산악지역에 464개소의 산악기상관측망을 설치·운영하고 있다.

지난 3월 울진 산불 진화 시 인근에 설치한 두 곳의 관측망 정보로 산불확산 방향 등을 예측해 산불 진화에 기여하기도 했다.

실제 평지와 산악은 기후변화에 큰 차이를 보인다.

지난 6월 6일 해발고도 778m인 강릉 제왕산 관측소의 최대 풍속은 15m/s로 걷기 곤란한 정도였지만, 생활권인 강릉 관측소는 9.4m/s로 나뭇잎이 크게 흔들리는 정도로 차이를 보였다.

제왕산 관측소의 시간당 최대 강수량도 12.5㎜로 우비를 입어도 옷이 젖을 정도였지만, 강릉 관측소는 3.7㎜로 약한 비가 내렸다.

산악기상관측망은 산림 연료 습도 지도 정보도 제공하고 있다.

산림 연료 습도는 산림 내 낙엽 등 토양 상층에 포함된 수분 분포를 나타내는 지도로, 행정구역 단위로 매시간 정보를 제공한다.

2013∼2018년 봄철 산불 465건 중 약 70%가 산림 연료 습도 10.5% 이하에서 발생, 관련 정보로 산불 정보를 파악할 수 있다.

이는 고성능컴퓨팅(HPC) 기술을 기반하고 있어서다.

산악기상관측망은 산림재해 예방 외에도 쓰임새가 다양하다.

나무의 개화 시기 및 단풍이 물드는 시기 등 계절적 변화를 관찰하고 예측한다.

올해는 국내 양봉산업의 약 70%를 차지하는 아까시나무의 개화일과 가을철 단풍 절정 시기를 예측해 국민들에게 정보를 제공했다.

산림청은 이런 정보를 기반으로 앞으로 개화, 개엽, 단풍 시기 등 산림 식물 계절 예측 대상 수종을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또 산악기상관측망과 무인 카메라 시스템을 이용한 원격 탐지 기술을 통해 산림환경 변화에 대한 생생한 정보를 제공할 계획이다.

각종 정보는 산악기상정보시스템에 접속해 검색하면 쉽게 찾을 수 있다.

임상섭 산림청 차장은 “백두대간을 비롯한 산림은 물론 인구가 밀집한 도심 생활권 인근에도 산악기상관측망을 집중적으로 설치하겠다”며 “더욱 정확한 산악기상정보를 제공해 국민의 안전과 편익을 도모하겠다”고 말했다.

대전=임호범 기자 lh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