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IST 교수 스타트업 '리센스메디컬'…무역의날 500만불 수출탑 수상
UNIST(울산과학기술원)는 김건호 기계항공및원자력공학부 교수(사진)가 창업한 리센스메디컬이 무역의 날을 맞아 500만불 수출탑을 받았다고 6일 밝혔다.

김 대표는 세포 내 고속정밀 열제어 기술을 기반으로 신경 전달을 효과적으로 제어하는 급속냉각마취 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이를 기반으로 피부과용 통증 완화 의료기기인 타겟쿨을 개발해 출시한 데 이어 안과용 마취기기 상용화에 나서고 있다.

타겟쿨은 이산화탄소를 냉매(냉각 시 열을 전달하는 물질)로 활용한다. 원하는 온도와 시간을 설정하면 냉각제가 분사된다. 김 대표는 “냉각제 분사 시 외기, 체열 등 외부 변수로부터 오는 피드백을 조절해 도달하고자 하는 냉각 온도를 산출하고 이를 제어하는 기술이 핵심”이라며 “온도가 일정 수준 이하로 떨어지면 체내에서 단백질 통로를 오가며 신호를 전달하는 이온의 속도가 줄어드는데, 이 시점에 마취효과가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급속 정밀냉각기기 타겟쿨.  리센스메디컬 제공
급속 정밀냉각기기 타겟쿨. 리센스메디컬 제공
일반적으로 피부과에서 보톡스를 시술할 때 사용하는 마취크림은 마취까지 30분~1시간 정도 걸린다. 타겟쿨은 10초 이내에 통증 완화 효과를 낼 수 있다. 리센스메디컬은 지난해 타겟쿨로 식품의약품안전처, 미국 식품의약국(FDA), 유럽에서 안전승인을 받았다. 오스틴에 미국 법인 쿨헬스를 설립하고 본격적인 영업에 나섰다.

미국 유명 미용성형 체인인 웨스트레이크더마톨로지, 중동지역 시장점유율 1위 의료기기 유통업체 등과 잇달아 판매 계약을 맺으면서 해외 영업 1년여 만에 수출 500만달러를 달성했다. 지난달에는 LG화학과 협약을 맺고 국내 피부과용 의료기기 시장에 본격 진출했다.

이 회사는 안과용 마취기기 오큐쿨의 FDA 임상 3상도 마쳤다. 오큐쿨은 열과 전기가 치환되는 열전기술을 활용해 안구 세포를 급속냉각해 마취한다.

일반적인 안질환 치료에는 안구에 약품을 주사하는 안내주사요법(IVT)을 사용하는데, 많은 시간이 소요되고 약물에 의한 부작용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리센스메디컬의 냉각마취 기술은 약물 투여 없이 냉각마취 기기를 시술 부위에 접촉만 하면 IVT보다 최고 30배 이상 빠른 속도로 신경을 마취한다.

김 대표는 급속냉각 온도 제어 기술을 마취뿐 아니라 면역·재생 분야에도 적용할 계획이다. 시리즈C까지 누적 투자 534억원을 유치한 김 대표는 “환자와 의사 모두에게 편리함과 안전성을 보장하는 냉각마취 기술을 의료 분야에 확대 보급하는 게 목표”라고 강조했다.

울산=하인식 기자 ha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