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가 긴급재난지원금 100만원 지급 촉구
단식농성 오은미 전북도의원 "농민으로 산다는 게 잔인"
농민 생존권 보장을 촉구하며 1일부터 단식농성에 들어간 오은미 전북도의원(순창·진보당)은 "농민으로 산다는 게 잔인한 일"이라고 한탄했다.

그는 이날 전북도의회 로비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45년 만의 쌀값 폭락으로 농심의 뿌리가 흔들리고 있는데 제발 농민들 좀 쳐다봐 달라"고 호소했다.

다음은 오 의원과의 일문일답.
-- 왜 단식농성을 하는가.

▲ 올해 쌀값은 1977년 이후 45년 만에 최대 하락 폭을 기록했다.

1년 만에 24% 이상이 떨어졌다.

농민으로선 농사를 지을수록 손해다.

인건비, 제초·방제 비용, 차량 유류대 등이 모두 올랐다.

농민의 절박함은 더해졌다.

절박함을 알리고자 단식농성을 한다.

-- 요구사항은 무엇인가.

▲ 농가당 긴급 재난지원금 100만원씩 지급이다.

수시 지원이 아닌 일회성 지원으로, 긴급 수혈 형식이다.

도내 농가가 9만2천여 농가인데 예산은 920억원으로 추산된다.

농민들은 연말이면 갚아야 할 돈이 많다.

연말에 숨통이라도 틔워줘야 한다.

-- 전북도가 예산 배정에 난색을 보였는데.
▲ 예산은 철학의 문제다.

안 하려고 하니까 핑계를 대는 것이다.

전북도가 예산을 세우면 14개 시·군과 매칭해 부담이 확 준다.

지난해 도내 농가당 소득은 4천700여만원이다.

한 사람의 소득이 아니라 가족의 소득이다.

생존 자체가 안 된다.

농민이 농사를 짓는다는 것은 양식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농민으로 산다는 게 잔인하다.

농업을 포기하게 되면 국가가 무너지게 된다.

-- 김관영 도지사를 만나봤나.

▲ 김 지사가 국회 예산철이라 바쁘겠지만, 전화 한 통화도 없었다.

김 지사가 협치와 따뜻함을 이야기하는 데 안중에 농민들은 없다.

김 지사가 인수위원회 시설에 달려간 게 국민의힘이었다.

인간적으로 서운한 부분이 있다.

농민들에게 죄송할 따름이다.

세대교체가 돼 나름대로 기대가 컸는데 이젠 실망이 크다.

김 지사가 도민인 농민들보다는 여전히 새만금과 군산, 기업 유치에 목을 매고 있다.

-- 전북도가 '제값 받는 농업, 보람 찾는 농민, 사람 찾는 농촌'을 실현하기 위한 '삼락농정(三樂農政)'을 핵심 과제로 추진 중인데 어떻게 생각하느냐.
▲ 그들만의 정책, 사업, 잔치다.

밑에서는 피곤죽이 되고 있다.

농민으로 산다는 게 참 서글프다.

-- 앞으로 어떤 활동을 할 것인가.

▲ 농가에 골고루 혜택이 갈 수 있는 긴급 재난지원금 예산이 편성되도록 노력하겠다.

예산 심의가 끝나는 오는 13일까지 단식농성을 할 예정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