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단협 교착 상태, 노·정 갈등에 파업 가능성 커
파업 시 수도권 전철 '출퇴근 혼잡', 산업계 '물류대란 심화' 우려
철도 파업예고일 내일로…대입 수시 수험생 등 큰 불편 우려(종합)
전국철도노동조합이 예고한 파업일을 하루 앞둔 1일 노사 간 임금·단체협약 갱신을 위한 교섭이 난항을 거듭하고 있어 파업 돌입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망된다.

노조가 파업에 들어가면 수도권 전철 전동열차와 KTX 등 열차가 30% 이상 감축 운행할 수밖에 없어 대입 수시 면접고사를 위해 각 지역에서 상경하려는 수험생들이 큰 불편을 겪을 것으로 우려된다.

수도권 전철에서 심한 출퇴근 혼잡이 빚어질 것으로 보이며, 화물연대 파업으로 이미 물류대란을 겪고 있는 산업계에 미치는 타격도 더 커질 전망이다.

철도노조와 한국철도공사(코레일)는 이날에도 노사 교섭을 진행 중이지만 시각차가 커 협상 타결이 쉽지 않아 보인다.

노조는 ▲ 임금 월 18만7천원 정액 인상 ▲ 승진포인트제 도입을 통한 투명한 승진제 시행 ▲ 법원의 통상임금 지급 판결로 늘어나는 급여의 인건비 포함 배제 ▲ 노사 합의에 따른 성과급 지급기준 현행 유지 등을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사측은 올해 임금 총액 대비 1.4%로 정해진 기획재정부의 공공기관 인건비 지침 범위를 넘어설 수 없고, 통상임금 증가분의 인건비 제외 요구 등 대부분의 요구도 기재부 지침에 어긋나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철도노조는 또 국토교통부가 검토 중인 차량 정비 민간 개방 및 시설 유지보수와 관제권 국가철도공단 이관을 민영화를 위한 포석으로 간주해 반대하는 한편, 정부의 공공기관 정원감축 방침에 대해서도 반발하는 등 노·정 간 대립도 심각한 상태다.

노조 관계자는 "오늘도 사측과 교섭을 하고 있지만, 시각차가 너무 커 합의점을 찾기 어려워 보인다"며 "마지막 순간까지 대화와 교섭의 끈을 놓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코레일 관계자도 "노조의 요구 대부분이 사측의 권한 범위를 넘어서는 만큼 협상 타결에 대한 기대보다는 파업 가능성이 큰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앞서 노조는 지난 10월 26일 조합원 총투표를 시행해 재적 조합원 61.1%의 찬성으로 쟁의행위 돌입을 결정했다.

철도노조가 파업하게 되면 2019년 11월 이후 3년 만이다.

철도는 노동조합법과 노동쟁의조정법 시행령상 필수유지업무 사업장으로 지정돼 파업에도 일정 수준의 인원은 근무해야 하는 만큼 모든 열차가 멈춰 서지는 않는다.

하지만 열차 운행 횟수가 여객열차는 30∼40%가량, 화물열차는 60% 이상 감축이 불가피하다.

철도 파업예고일 내일로…대입 수시 수험생 등 큰 불편 우려(종합)
파업 예고에 따라 코레일이 2일 이후 열차 운행을 감축하기로 하면서 벌써 수험생을 포함한 열차 이용 고객들이 열차표를 구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2일과 3일에는 서울대가 지역균형 면접 고사를 시행한다.

3∼4일에는 경희대, 건국대, 중앙대 등의 수시 면접이 예정돼 있다.

고3 수험생 아들을 둔 부산의 50대 김모씨는 "서울에 있는 주요 대학교의 면접을 위해 이번 주말 기차를 이용하려 했지만, 파업으로 열차 편이 취소될까 걱정돼 하루 휴가를 내고 직접 차를 운전해 서울에 다녀오기로 했다"고 밝혔다.

대전의 한 회사원 A씨는 "내일 저녁에 서울에 다녀오려고 KTX 표를 예매했는데, 코레일톡으로 이 열차 운행이 취소됐다는 통보가 와 다른 열차를 예매하려 했더니 대부분 매진된 상태였다"며 "겨우 밤 10시 이후 출발하는 열차표를 구했다"고 말했다.

수도권 전철을 이용하는 시민들도 전동열차 감축으로 '출퇴근 대란'을 겪을 것으로 우려된다.

서울지하철 노선 중 코레일 운영 열차가 차지하는 비중이 1호선 80%, 3호선 25%, 4호선 30% 수준이기 때문이다.

코레일 관계자는 "출퇴근 시간대 수도권 전철이나 KTX는 최대한 운행률을 끌어올려 고객 불편을 최소화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