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인식 사무총장 "개인 기부 21% 불과…메타버스 통해 쉽게 내는 방법 찾겠다"
“키오스크, 메타버스 등 다양한 정보통신기술(ICT)을 활용해 누구나 쉽게 기부할 수 있는 새로운 기부 환경을 만들어가려고 합니다.”

황인식 사랑의열매 사무총장(사진)은 30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21.6%에 불과한 한국의 개인 기부 비율을 선진국 수준으로 높이고 싶다”고 말했다. 사랑의열매에 따르면 한국의 개인 기부 참여율은 2011년 36.4%에서 지난해 21.6%로 10여 년 새 크게 쪼그라들었다. 우리 국민 5명 중 1명만 지난해 기부를 한 셈이다. 반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은 평균 45%, 미국은 60%에 달한다는 게 황 총장의 설명이다.

황 총장은 기부를 획기적으로 늘리기 위해선 기부 방법이 쉬워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키오스크, 메타버스 등 다양한 방법으로 기부할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있다”며 “계좌를 따로 개설하는 등 번잡한 과정 없이 일상생활에서도 손쉽게 기부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하는 데 역점을 둘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사랑의 열매가 그 어느 때보다 투명하게 운영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해외 일부 기부단체에서 발생한 횡령·배임 사건 등으로 기부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커졌는데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설명이다.

황 총장은 “세간에는 기부하면 다른 곳으로 샌다는 우려가 있지만 사랑의열매는 모금과 배분에 대한 사항을 홈페이지를 통해 투명하게 공시하고 있다”며 “기부금 가운데 운영비는 6%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미국(20%) 등과 비교해도 매우 낮은 수준이라는 설명이다.

사랑의열매는 기부금을 허투루 쓰지 않기 위해 최대한 긴축 재정을 이어가고 있다. 직원 정원은 2018년 이후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같은 기간 기부금은 127% 늘었다. 황 사무총장은 “공무원 시절보다 업무추진비를 더 엄격하게 쓴다”며 웃었다. 그는 25년 공무원으로 일한 행정전문가다. 1997년 공직에 입문해 서초구 생활복지국장, 서울시 장애인복지과장·기획조정실 경영기획관·대변인 등을 거쳤다. 2021년 한강사업본부장을 지낸 뒤 지난 10월 공모를 통해 사랑의열매 사무총장에 선임됐다.

사랑의열매는 12월 1일부터 내년 1월 31일까지 두 달간 전국적인 이웃돕기 집중 캠페인인 ‘희망2023나눔캠페인’을 벌인다. 1년 모금액의 3분의 2 이상이 이때 모금될 정도로 가장 중요한 행사다. 올해 목표액은 4040억원으로 지난해보다 9.8% 늘려 잡았다. 불우이웃 돕기로 불리던 빈곤층 지원과 위기가정 긴급지원뿐 아니라 장애인, 노숙자 등 사회적 돌봄, 취약계층 교육 및 자립 지원까지 영역을 확장한 데 따른 것이다.

황 총장은 “나눔은 공동체를 위한 일인 동시에 나 자신을 위한 것”이라며 “나와 공동체 구성원 모두 함께 잘 살 수 있는 나눔 문화 확산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글=강영연/사진=이솔 한경 디지털랩 기자 yy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