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잇단 비극적 사건에 '평생돌봄' 강화대책…국정과제로 추진
장애인단체 "최중증 구분으로 오히려 차별…구체적 방향 없어"
발달장애인 돌봄 부담 덜수 있을까…장애등급제 부활 우려도
정부가 국정과제로서 29일 발표한 '발달장애인 평생 돌봄 강화대책'을 두고 발달장애인과 그 가족의 욕구에 미달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새롭게 도입하는 '최중증 발달장애인 24시간 지원체계'는 발달장애인 중 최중증을 구분하는 사실상의 등급제 부활이며, 대책 중 많은 내용이 기존 서비스가 확대하는 정도에 그친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보건복지부가 이날 발표한 발달장애인 평생 돌봄 강화대책은 장애 정도가 심해 돌봄 강도가 높은 최중증 발달장애인에 대한 24시간 돌봄 지원체계를 도입하는 것이 핵심이다.

정부는 2024년 6월부터 최중증 발달장애인 24시간 통합 돌봄 서비스를 제공하고, 최중증 장애인을 돕는 활동지원사에 대한 가산급여도 확대하기로 했다.

전체 발달장애인에 대한 긴급상황시 일시적 24시간 돌봄 지원 사업도 내년 4월 시작할 예정이다.

아울러 성인 발달장애인이 낮 시간에 다양한 여가 활동에 참여하도록 돕는 주간활동서비스를 확대하는 내용도 대책에 담겼다.

정부는 최근 부모가 발달장애 자녀를 직접 살해한 뒤 극단 선택을 하고 올해 8월 집중호우시 반지하에 거주하던 발달장애인 일가족이 집에 갇혀 숨지는 등 비극적 사건 등이 연이어 발생하자 이번 대책을 마련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발달장애인과 관련해 사회적 약자인 이들에 대한 두터운 지원을 약속했고, 정부는 내년도 발달장애인 지원 예산을 2천528억원으로 올해보다 21.5% 증액했다.

이기일 복지부 제1차관은 이날 대책 발표에서 "그간 발달장애인 지원체계를 구축해 왔으나 최중증 돌봄 부담은 여전하고 발달장애인 개인별 욕구·특성에 맞는 맞춤형 서비스는 아직도 부족하다"며 "발달장애인 평생돌봄 강화대책과 국정과제를 차질없이 이행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장애인 단체를 중심으로 최중증 구분을 통해 장애등급제가 부활하게 될 것이라는 지적이 많다.

장애인을 6등급으로 나눠 정부 지원을 차등하는 장애등급제는 1988년 도입됐다가 2019년 폐지됐다.

현재는 경증과 중증으로만 구분되고 있다.

발달장애인 돌봄 부담 덜수 있을까…장애등급제 부활 우려도
앞으로 최중증 장애인 24시간 통합 돌봄 서비스 도입을 통해 최중증 정의와 기준을 마련하는 것이 사실상의 등급제에 해당하며, 최중증으로 분류되지 못하는 장애인과 그 가족에게 박탈감을 야기할 것이란 비판이 나온다.

당장 전국장애인부모연대는 이날 정부 발표에 대해 "그간 줄곧 발달장애인 24시간 지원체계를 요구해 왔는데, 정부가 그 대상을 최중증이라는 단어로 축소했다"며 "발달장애인 중 최중증을 구분하는 새로운 등급제 부활 계획에 우려를 표한다"고 밝혔다.

장애인부모연대는 "최중증 통합돌봄 서비스나, 전체 발달장애인 긴급 돌봄을 새로 도입한다고는 하나 세부적 형태나 방향성의 실체조차 확인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또한 성인 발달장애인 주간활동 서비스 확대 등 다른 내용도 시도 자체는 긍정 평가하나, 계획이 구체적이지 않아 현장과 이용자들에게 더 큰 혼란을 야기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부가 지역사회를 중심으로 주거, 노동, 낮 활동지원, 교육 등 분야별로 발달장애인과 가족 지원을 보다 구체화해야 한다고 장애인부모연대는 촉구했다.

정부는 장애등급제 부활 우려에 대해 최중증 장애인에 대한 돌봄을 강화하는 차원이라는 원론을 강조했다.

이기일 차관은 "상대적 박탈 문제가 아니라 최중증에 대한 특별한 돌봄을 강화하려는 것"이라며 "장애계, 학계와 소통을 통해 최중증 기준에 대해 합리적인 기준과 방안을 만들어나가겠다"고 말했다.

정부는 또한 주간활동서비스 지원을 개선하기 위해 발달장애인이 이용하는 주간보호시설 보수 등을 지원하고, 주간보호시설 서비스 표준을 마련하겠다고 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