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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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부가 법적 부부 사이에 태어난 아이에게 아버지 성을 우선 부여한 민법의 '부성(父姓) 우선주의' 원칙에 대해 "위헌이 아니다"라는 의견을 헌법재판소에 냈다.

28일 법조계에 따르면 법무부는 시민단체 활동가인 이설아 씨와 장동현 씨 부부가 제기한 '부성 우선주의 헌법소원 심판'을 기각해달라며 지난달 헌재에 의견서를 제출했다.

앞서 이씨 부부는 2020년 12월 구청에 혼인신고를 하며 가족관계 등록 담당 공무원에게 자녀가 모의 성·본을 따르게 하는 방법을 문의했다.

담당 공무원은 '태어날 모든 자녀의 성과 본을 모의 성과 본으로 정하기로 협의합니다'라고 적힌 협의서에 서명하라고 안내했고, 이후 이를 번복하려면 소송을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현행 민법 제781조 1항은 "자(子)는 부(父)의 성과 본을 따른다. 다만, 부모가 혼인신고 시 모(母)의 성과 본을 따르기로 협의한 경우에는 모의 성과 본을 따른다"고 정하고 있다.

이씨 부부는 "왜 아이의 성을 혼인신고 때 정해야 하고, 이를 번복하려면 소송을 불사해야 하는지, 왜 아이 성을 선택하게 하지 않고 모의 성을 따를 때만 별도로 체크하게 하는지 의문"이라며 지난해 3월 헌법소원을 제기했다.

이 같은 조항이 혼인·가족생활이 개인의 존엄과 양성의 평등을 기초로 한다는 헌법 조항 등을 위배했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대해 관계 부처인 법무부는 위헌성이 없다는 입장이다.

법무부는 의견서에서 "혼인신고 시 부부가 협의하도록 한 것은 형제·자매 간 상이한 성으로 인한 갈등 및 괴리감, 가족관계 내에서 성이 갖는 전통적 의미, 부부 간, 자녀 간, 부모 자녀 간의 안정된 혼인·가족관계 등을 고려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는 가족의 동일성 및 결합을 강화하는 입법 목적 달성에 있어 적합하고 유효한 수단"이라고 강조했다.

또 "청구인이 제시한 방안에 따라 협의 시기의 제한을 폐지하거나 자녀 출생 시마다 자녀의 성에 대해 협의하도록 한다면 자녀의 성에 대한 불확정성이 무한정 길어질 수 있고, 협의가 되지 않는 경우 협의 시마다 가정 내 불화의 원인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과거 헌재가 '양계 혈통을 모두 성으로 반영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려운 점 등을 고려해 부성 우선주의 원칙은 입법 형성의 한계를 벗어난 것으로 볼 수 없다'고 판시한 점을 들며, "현시점에서 이와 달리 볼 특별한 사정 변경이 없다"라고도 덧붙였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