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가 대학 최초로 인공지능(AI)특별지정전공을 신설하고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전공 신청을 받는다. 원하는 학생은 누구나 본인의 기존 전공에 상관없이 AI를 보다 집중적으로 공부할 수 있다.

27일 KAIST는 2023학년도 1학기부터 본격적으로 AI특별지정전공에 진입할 학생을 모집한다고 밝혔다. 해당 전공은 올해 초부터 시범적으로 운영돼왔다. KAIST에서는 기존 전공에 더해 추가로 심화적인 공부를 해야 졸업할 수 있다. 다섯 가지 방식 중 하나를 택할 수 있는데, 심화전공·자유융합전공·복수전공·부전공·특별지정전공이다.

특별지정전공은 올해 새로 생긴 제도로, 현재 개설 분야는 AI가 유일하나 추후 분야를 확대할 예정이다. 본인의 학과 이외에 특별지정전공 관련 교과목을 18학점 이상 이수하면 요건을 만족한다. 일종의 부전공으로, KAIST에서는 AI 분야만을 위해 더 세심히 설계된 부전공 트랙을 만들어놓은 셈이다.

KAIST는 전공에 상관없이 AI에 대한 이해력과 활용력이 필수적이라고 판단해 이 같은 제도를 신설하기로 했다.

류석영 KAIST AI연구원장은 “AI의 중요성이 커지며 학과별로 AI 관련 수업이 늘어났는데, 교육 내용이 겹쳐 효율적이지 않았다”며 “전산, 수학, 전자, 기계 등 다양한 학과가 모여 과목을 한데 모아 과정을 설계했다”고 밝혔다.

AI를 배울 수 있는 특정 학과로 학생이 몰리며 다른 학문을 공부하는 학생이 줄어드는 문제도 해결될 전망이다. 류 원장은 “KAIST 학부생 3분의 1이 전산학을 주전공으로 택할 정도로 쏠림이 심한데, 학문·교육적으로 바람직하지 않다”며 “이 제도를 활용하면 전과 없이 본래 자신의 전공을 공부하며, AI를 도구로 사용할 능력을 기르고 졸업장에도 해당 전공 이수 내역을 표기할 수 있다”고 했다.

최예린 기자 rambut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