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비정규직 근로자들이 서울 도심에서 대규모 집회를 열고 총파업에 들어갔다. 화물연대 운송 거부에 이어 비정규직 노조까지 파업에 나서면서 학교 급식이 중단되고 서울 도심 도로가 통제되는 등 시민들의 불편이 이어졌다. 철도노조와 서울교통공사 총파업이 예정돼 있어 출퇴근 대란도 피하지 못할 전망이다.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은 25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대로에서 ‘공공부문비정규직 총파업대회’를 열고 공무직위원회 상설화와 복지수당 차별 철폐 등을 촉구했다. 전국 각지에서 모인 4만여 명의 조합원은 도로를 점거한 채 집회를 이어갔다. 이날 집회에는 전국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학비연대) 조합원 3만 명도 참여했다. 학비연대는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학비노조)·공공운수노조 전국교육공무직본부·전국여성노동조합 등으로 구성된 단체로 임금체계 개편과 급식실 폐암산재 대책 마련 등을 요구했다.집회로 여의도 일대가 통제되면서 극심한 교통 체증이 발생했다. 직장인 김모씨(32)는 “영등포역 고가차도에서 광화문역까지 20분이면 갈 거리를 한 시간 넘게 걸려 약속 시간에 50분 늦었다”고 말했다.이날 학비연대 총파업으로 전국 초·중·고교에선 급식 대란이 벌어졌다. 전국 17개 시·도교육청에 따르면 2만1470여 명의 조합원이 파업에 참여하면서 학교 3181곳에서 급식 차질이 빚어졌다. 서울에선 조리실무사·특수교육실무사·조리사 등 조합원 1382명이 파업에 참여했다. 학교 144곳은 빵·음료 등 대체식을 제공하거나 학생에게 도시락을 지참하도록 했다. 돌봄교실 10곳도 문을 닫았다. 경기교육청에 따르면 경기 지역 학교 849곳에선 급식을 빵이나 우유, 과일 등으로 대체했다. 19개 학교에선 아예 급식을 하지 않았다.서울교통공사노조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오는 30일 총파업 강행 의지를 재확인했다. 노조는 파업의 가장 큰 이유로 인력 감축을 꼽으며 서울시에 대규모 구조조정을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노조가 예정대로 총파업에 들어가면 지하철 운행은 최대 절반 가까이 줄게 된다.장강호 기자 callme@hankyung.com
국내 사료 운반 트럭의 절반 이상이 화물연대 총파업에 참여하면서 축산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파업이 장기화될 경우 1~2일에 한번 사료를 공급 받아야 하는 닭·오리 등 가금류 사육 농가부터 피해가 현실화될 전망이다.농림축산식품부는 24일 국내 주요 사료업체들과 간담회를 열고 화물연대 파업에 따른 사료 공급 수송 대비 등에 대해 논의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농협사료, 카길애그리퓨리나, 팜스코, 제일사료, 팜스토리서울사료, 씨제이피드앤케어, 대한사료 등 7개사가 참여했다.농식품부와 기업들은 이날 24일부터 시작된 화물연대 파업에 따른 사료 제조 및 수송 상황을 점검했다. 농식품부는 기업들에 △가능한 안전 재고 확보 △가용 차량 추가 수배 △소비대차 및 대체 생산 등을 요청했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현재 한국사료협회 소속 사료 운반 트럭 2200여대 중 50%인 1100대 가량이 파업에 참여 중이다. 농협사료에 소속된 400대 중에서도 70%에 달하는 280대가 파업에 들어갔다. 국내 사료 전용 트럭들은 모두 이 두 기관에 소속돼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전체 트럭의 절반 이상이 운송을 멈춘 셈이다.사료 운송은 해외서 들여온 원료를 항만 저장 시설에서 사료 공장으로 이송하고, 사료 공장에서 소비처인 축산 농가로 이송하는 총 두 단계로 이뤄진다. 항만에는 30~45일치 원료가 저장돼있다. 공장에선 5일치 가량의 재고를 보관한다. 축산 농가 가운데 가금류 농가는 1~2일마다 사료를 공급 받는다. 양돈이나 한우 농가는 사료 공급 주기가 5~7일 정도다.농식품부 관계자는 "현재는 군산 등 사료 원료가 공급되는 주요 항만 내 유출입이 이어지고 있어 상황을 주시하는 단계"라고 말했다.황정환 기자 jung@hankyung.com
기아가 25일 또 개별탁송을 시작했다. 전날 민주노총 공공운수조노 화물연대 파업으로 차량 운송차(카 캐리어)가 멈추면서다.업계에 따르면 기아 광주공장에서는 이날부터 내수용 생산 차량을 직접 출하장까지 옮기는 작업을 하고 있다. 차량이 공장에서 생산되면 완성차 업체들은 이를 적차장으로 옮겨야 한다.현재까지 생산된 물량 2000여대가 공장 두 곳에 쌓여 있는 상황이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두 공장에 쌓을 수 있는 차량 대수는 합쳐서 약 4000여대다. 일일 생산량을 감안하면 이틀이면 모두 찬다.이에 기아 광주공장은 탁송요원 수십명을 별도 고용해 내수·수출용 신차를 각각 평동산단 출하장과 전남 장성 물류센터로 옮길 계획이다.내수용 출고 차량은 임시 번호판을 부착하며 수출용 차량은 임시운행 허가증을 발급 받아 옮긴다. 기아 광주공장은 지난 6월 화물연대 파업 당시에도 이같은 방법으로 출고 신차를 옮긴 바 있다.화물연대는 안전운임제 일몰제 폐지와 품목 확대 등을 촉구하며 지난 24일 0시부터 파업에 돌입했다. 광주·전남 지역에서 파업에 동참하는 화물 운수노동자는 약 4000명으로 추산된다.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