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건설현장서 양대노총 갈등 심화…타워크레인 점거
인천 한 건설 현장에서 타워크레인 인력 분배를 놓고 민주노총과 한국노총 간 갈등이 커지고 있다.

17일 민주노총 건설노조 인천경기타워크레인지부에 따르면 민주노총 소속 조합원 A(48)씨는 지난 6일부터 이날까지 12일째 인천시 부평구 재개발 현장에 설치된 타워크레인 조종석에서 고공 농성을 하고 있다.

A씨는 약 50m 상공의 1평 남짓한 조종석 공간에서 숙식과 용변 등을 해결하고 있으며, 건강 상태는 비교적 양호한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노총은 타워크레인 임대사가 크레인 담당 인력 분배와 관련해 민주노총과 여러 차례 약속한 사전 협의를 이행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애초 이 건설 현장에 있는 타워크레인 7대 중 5대를 민주노총 소속 조합원에게 맡기기로 했으나, 임대사는 1대 적은 4대만 배정했다는 것이다.

민주노총은 크레인 7대 중 4대를 민주노총이, 2대를 한국노총이 맡은 가운데 나머지 1대가 한국노총에 넘어갈 상황에 놓이자 해당 크레인 점거를 단행했다.

민주노총 관계자는 "노조별 조합원 수를 고려해 합당한 제시를 했고, 임대사 역시 동의했다"면서 "크레인 가동 직전에 말을 바꾸며 약속을 어겨 투쟁에 나섰다"고 말했다.

그러나 한국노총은 민주노총의 타워크레인 점거는 엄연한 불법 행위라며 반발하고 있다.

한국노총은 크레인 임대사가 타워크레인 3대의 조종 인력을 한국노총에 배정해 근로계약서를 맺었다고 설명했다.

한국노총은 이날 성명서를 내고 "민주노총은 사측과 합법적으로 근로계약을 맺은 한국노총 조합원을 해고하라고 압박하며 부당노동 행위를 강요하고 있다"면서 "노동자의 생계를 위협하는 불법 행위를 즉각 중단하라"고 비판했다.

이어 "민주노총 조합원이 근무 중인 타워크레인 4대가 수시로 태업하며 가동을 중지하는 등 자신들의 목적을 관철하기 위해 건설 현장에 타격을 가하고 있다"며 "경찰과 고용노동부는 이런 불법 행위를 바라만 보고 방치하다 사태를 키우고 있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