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에너지 전환정책 추진 과정에서 세계 여러 이해관계자 간 분쟁이 늘어날 겁니다.”

아네트 마그누손 기후변화자문 공동설립자는 지난 10일 아시아·태평양 대체적 분쟁해결수단(ADR) 콘퍼런스 둘째 날 ‘코로나 이후 에너지시장과 분쟁’을 주제로 열린 세션에서 에너지 분야 분쟁이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신기술 개발뿐만 아니라 새로운 정책 도입과 민간 투자 등이 한꺼번에 이뤄지면서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이 충돌할 위험도 커질 것”이라며 “정부의 인센티브 정책과 투자자 보호 조치가 명확하지 않으면 투자자-국가 분쟁해결(ISDS)로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매슈 세콤 미국 화이트&케이스 변호사는 “해상풍력 발전시설이 크게 늘고 있는 아시아에서 분쟁이 증가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일단 발전시설 건설 과정에서 시행사, 시공사, 하청업체, 투자자 등 여러 이해관계자가 계약을 맺는데 이 중 어떤 계약이 선행하느냐가 명확하지 않다”며 “이 와중에 ‘공급망 대란’으로 소재·부품 확보마저 어려워지면서 갈등 발생 위험이 커지고 있다”고 했다.

개발도상국과 선진국 간 갈등이 이어질 것이란 관측도 제기됐다. 아이샤 아브달라 케냐 변호사는 “아프리카에선 ‘서양 국가들이 오염시킨 환경을 회복하기 위해 온실가스를 줄이고 친환경에너지 비중을 늘릴 필요가 없다’는 목소리가 크다”며 “실제로 우간다가 자국 원유 생산지에서 탄자니아의 항만까지 송유관을 설치해 석유 수출 인프라를 짓는데, 유럽연합(EU)이 ‘이 같은 프로젝트에 자금을 지원해선 안 된다’고 비판해 긴장감이 조성되기도 했다”고 했다.

김진성 기자 jskim1028@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