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재관 부총장
강재관 부총장
“벚꽃 피는 순서대로 무너진다.” 지방대 위기를 함축한 말이다. 학령인구 감소와 수도권 대학 선호 현상으로 지방대 다수는 전례 없는 위기에 직면했다.

2일 개막한 ‘글로벌인재포럼 2022’의 ‘대학과 지역 성장의 선순환 구조’ 세션에서는 지방대의 고충과 혁신에 대한 열띤 토론이 벌어졌다.

강재관 경남대 산학부총장(사진)은 지역 기업의 일자리 미스매치를 줄이기 위해서는 ‘일머리’ 중심으로 대학 교육이 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단순한 지식 전달 위주의 교육보다 문제 해결 과정을 중심으로 평가하는 프로젝트 기반 학습(PBL)을 전면 도입해야 한다는 것이다.

PBL은 미국의 ‘강소대학’으로 꼽히는 올린공과대가 도입하면서 유명해진 교육 방법론이다. 이 학교는 학부생이 400여 명에 불과하지만, 최근 공대 교육 보고서 인용 1위에 오를 정도로 미국에서 가장 혁신적인 대학으로 꼽힌다.

국공립대 총장협의회장을 지낸 최병욱 전 한밭대 총장은 “대입 자원이 20만 명인 시대에 대비하려면 국가적 지원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했다. 한국의 고등교육 공교육비는 1인당 연 1만1000달러 수준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인 1만7065달러에 한참 못 미친다는 지적이다. 최 전 총장은 “지원뿐만 아니라 한계 대학은 정리하는 과정도 필요하다”며 “고통스럽지만 연착륙하기 위해서는 대학과 지역사회 모두가 고통을 감내해야 한다”고 했다.

아리타 신 도쿄대 사회과학연구소 교수는 일본 지방대와 지역사회의 상생 사례를 예로 제시했다. 2009년 일본 미에대는 나고야 지역 기업들과 협력한 인적자원 개발 프로젝트를 추진했다. 박사 학위를 갖춘 관리자급 인원 100여 명을 배출해 기업 경쟁력을 높이자는 게 목표였다.

아리타 교수는 “일본 중소기업은 사내 교육 기능이 부족해 대기업 대비 경쟁력이 떨어지는 경우가 많다”며 “지역 대학과 기업의 협력은 지역 대학에 대한 기업의 신뢰도를 높이면서 훌륭한 인적자원을 길러내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좌장을 맡은 김헌영 강원대 총장은 “지방자치단체와 기업, 시민사회와 함께 지역에 맞는 인재를 길러내고, 지역 현안까지 해결하는 ‘지역 참여형’ 대학이 지방대가 나아가야 할 방향”이라고 했다.

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