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 1∼2회 온종일 재판받아…회계부정·부당합병 재판 '진행 중'
이재용, 회장 오른 날도 법원행…'사법 리스크' 여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그룹의 회장에 올랐지만 이른바 '사법 리스크'는 현재진행형이다.

2020년 9월 공소가 제기된 계열사 부당합병과 회계 부정 의혹과 관련된 1심 재판이 여전히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회장 취임이 발표된 27일에도 재판이 열렸고 이 신임 회장은 발표 직전 재판정에 출석했다.

이 재판은 일주일에 1∼2회 열리고 있는데 이 회장은 피고인이 공판에 직접 출석해야 한다는 형사소송법 규정에 따라 특별한 사정이 없다면 매번 직접 출석해야 한다.

지난달 파나마 출장과 부산 엑스포 지지 유치 활동 등을 이유로 이 회장 측이 재판부에 사유서를 내 예외적으로 불출석 상태에서 1회 기일을 진행하기도 했다.

재판은 오전 10시께 개정돼 통상 오후 6시까지 일과시간 내내 진행된다.

이 회장이 불출석한 상태로 재판을 진행하는 것은 예외적 상황인 만큼 이 회장은 한 주에 하루, 이틀은 사실상 온종일 재판정에 있어야 하는 셈이다.

이런 재판 일정은 향후 장기간 해외 출장 등 경영 활동을 제한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

이 사건의 담당 재판부인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2부(박정제 박사랑 박정길 부장판사)는 내년 2월 9일까지 공판 기일을 지정해둔 상태다.

올해 안에 1심 판결이 나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이다.

특히 검찰과 이 부회장 측 입장이 팽팽하게 대립하고 있어 1심 판결이 나오더라도 향후 2심과 3심을 거쳐 판결이 확정되려면 더 긴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재판 결과에 따라 만일 유죄 판결이 나온다면 형량과 더불어 취업 제한 등 회장으로서의 활동에 제약이 생길 가능성도 있다.

이재용, 회장 오른 날도 법원행…'사법 리스크' 여전
과거 이른바 '국정농단 사건'에서 유죄 판결을 확정받은 데 따른 취업제한은 광복절 특별사면으로 면제됐다.

현재로선 이로 인한 경영활동 제약은 없다.

이 회장은 제일모직과 삼성물산 합병 과정에서 자신의 그룹 지배력을 강화하려 제일모직 주가를 의도적으로 높이고 삼성물산 주가를 낮추는 부당행위를 한 혐의로 기소됐다.

당시 두 회사는 제일모직 주식 1주와 삼성물산 주식 약 3주를 교환하는 조건으로 합병을 결의했다.

이 회장은 제일모직 지분 23.2%를 보유하던 상황에서 합병으로 삼성물산 지분을 확보하면서 그룹 지배력을 강화했다.

검찰은 삼성그룹이 합병 과정에서 거짓 정보를 유포하는 등 부당 거래를 했고 이 회장이 중요 사항을 보고받고 승인했다고 보고 있다.

이 회장 측은 합병이 경영상 필요로 이뤄진 합법적 결정이었으며 합병으로 두 회사 중 어느 곳도 손해를 보지 않았다며 무죄를 주장하고 있다.

검찰은 또 제일모직 자회사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자회사 삼성바이오에피스에 대한 미국 합작사의 콜옵션(주식을 미리 정한 가격에 살 권리)을 회계에 반영하지 않다가 제일모직·삼성물산 합병 후 부채로 잡으면서 자산을 과다 계상한 혐의도 적용했다.

이렇게 해서 삼성바이오의 회계장부상 에피스의 가치는 당초 3천억원에서 4조8천억원으로 급증했는데 검찰은 이를 분식회계로 판단했다.

앞서 정부는 8월 광복절 특별사면으로 '국정농단 사건'과 관련해 이 회장에 대해 복권 결정을 했지만, 제일모직·삼성물산 합병 의혹 사건은 여기에 해당하지 않았다.

국정농단 사건에서 이 회장은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서원(개명 전 최순실) 씨 측에 삼성그룹 경영권 승계를 도와달라는 청탁과 함께 회삿돈으로 뇌물을 건넨 혐의를 받았다.

이 회장은 이 사건으로 2017년 2월 기소됐으며 지난해 1월 파기환송심에서 선고받은 징역 2년 6개월이 확정됐다.

이후 가석방으로 풀려났고 올해 7월 형기가 만료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