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김근식 구속영장 청구하자 한숨 돌리면서도 긴장끈 유지
김동근 시장·시민들, 현장시장실서 촛불·피켓 들고 자리 지켜

미성년자 11명을 성폭행한 혐의로 15년을 복역한 김근식(54)이 오는 17일 출소해 의정부시의 한 시설에 거주할 예정인 가운데 김동근 경기 의정부 시장이 김근식 이송을 막기 위한 긴급 행정명령을 15일 내렸다.

의정부시, '성폭행범 김근식 이송 도로 폐쇄' 긴급 행정명령(종합)
김 시장은 이날 오후 SNS를 통해 "(김근식 입소 예정 시설인) 한국법무보호복지공단 경기북부지부 인근 도로 입석로 중 체육관 앞 교차로∼입석로70번길(680m) 구간의 도로 통행차단 긴급 행정명령을 발동했다"고 밝혔다.

김 시장은 "미성년자 연쇄 성폭행범 김근식이 출소해 한국법무보호복지공단 경기북부지부에 입소를 시도함에 따라 시민을 혼란과 공포에 빠트리고 안전을 위협하므로 헌법 제 10조와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제4조 제1항 등 법률에 따라 긴급 행정명령을 발령한다"고 설명했다.

해당 행정명령은 김근식 출소일인 17일 오전 0시부터 발령되며 종료 시점은 정해지지 않았다.

앞서 김 시장은 이날 오전 9시 국·소장을 소집해 긴급대책회의를 진행했으며, 김민철·오영환·최영희 국회의원과 최정희 의정부시의회 의장 등을 비롯해 시·도의원들과 함께 한국법무보호복지공단 경기북부지부와 인근 어린이 관련 시설 현장을 확인했다.

또 한국법무보호복지공단 경기북부지부 앞에서 현장 시장실을 운영하고 1인 피켓시위를 벌이는 등 김근식 입소 철회를 강력히 촉구 중이다.

한편 수원지검 안양지청은 현재 안양교도소에서 복역 중인 김근식에 대해 이날 성폭력 범죄 특례법 위반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고 밝혔다.

사정당국에 따르면 김근식으로부터 성폭력을 당한 피해자 1명이 김근식을 고소했고, 검찰은 증거관계 분석을 거친 뒤 이같이 결정했다.

검찰 관계자는 "김근식이 도주할 우려가 있고 범행의 중대성을 고려했다"고 말했다.

김 시장도 오후 8시께 이런 내용을 접하고, 자신의 SNS에 관련 글을 올려 시민들에게 알렸다.

김 시장과 의정부시민들은 일단 한숨을 돌리면서도 긴장의 끈을 놓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김 시장은 이날 오후 1시 30분부터 한국법무보호복지공단 경기북부지부 앞에서 '현장 시장실'을 설치하고 시민들과 함께 법무부가 김근식의 의정부 이송방침을 철회할 때까지 자리를 지키겠다고 발표했었다.

오후 9시가 넘은 현재까지도 김 시장과 일부 시민들은 현장시장실 앞에서 촛불과 성범죄자 김근식의 의정부 이송을 막겠다는 피켓을 들고 자리를 지키고 있다.

김근식은 2006년 5∼9월 수도권에서 미성년자 11명을 성폭행한 혐의로 15년을 선고받았으며, 17일 형기를 마치고 출소해 의정부 소재 법무부 산하 갱생시설에 머물 예정이다.

범행 수법 때문에 김근식에게는 '19세 미만 여성 접촉금지'라는 준수사항과 오후 10시부터 오전 9시까지 외출 제한과 여행 금지 조치가 부과됐다.

의정부시는 출소자 거주지를 법무부가 강제할 수는 없다며 도로를 폐쇄해 김근식의 거주지 진입 자체를 막겠다고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