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봉이 전부는 아냐…직원 성장 돕는 기업문화가 이직률 낮춘다"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대량 퇴사’ 사태를 겪으며 급여 수준이 임직원의 근속을 좌우하는 가장 중요한 요인이 아니라는 점을 깨달았습니다.”

로버트 프랑스 코닝 수석부사장(사진)은 10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코닝은 훌륭한 근무 환경, 좋은 상사와 리더 양성, 경력 개발 등을 위한 기업문화 조성에 노력을 집중해 팬데믹 기간에도 이직률을 낮게 유지할 수 있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프랑스 부사장은 할리데이비슨과 펩시콜라를 거쳐 코닝에서 22년째 재직하며 인적자원(HR) 부문을 총괄하고 있는 인사 전문가다. 그는 다음달 2일 ‘글로벌인재포럼 2022’에서 ‘제조업의 미래 인재 확보 전략’을 주제로 특별강연할 예정이다.

1851년 미국 매사추세츠주에서 설립된 코닝은 인류의 삶을 변화시킨 혁신적 제품들로 명성이 높은 글로벌 소재 제조기업이다. 토머스 에디슨이 발명한 백열등의 유리전구를 1879년 제조한 것을 시작으로 TV 브라운관, 우주선 창유리, 광섬유 등을 개발했다.

170년이 넘는 장수기업 코닝도 2020년 코로나 팬데믹 이후 몰아닥친 대량 퇴사 열풍을 피해가진 못했다. 프랑스 부사장은 “팬데믹 여파로 우리뿐 아니라 모든 기업이 인력 이탈로 큰 고충을 겪었고 한동안 경계를 늦추지 않았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그럼에도 코닝은 경쟁사는 물론 대부분 기업보다 낮은 이직률로 선방했다. 그 비결로 프랑스 부사장은 ‘탄탄한 기업문화’를 꼽았다. 그는 “직원들이 자신의 전문 분야에서 발전하고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기업문화는 코닝의 위대한 자산”이라고 강조했다.

미국 실리콘밸리 기업들과 벌이는 치열한 인재 확보 경쟁에서 코닝은 장기적인 관계와 다양성을 강점으로 내세운다. 코닝은 모바일 소비자 가전과 광통신, 자동차, 생명공학, 디스플레이 등 5대 사업부문(시장 접근 플랫폼)을 주력으로 삼고 있다. 프랑스 부사장은 “직원들은 한 회사에 수십 년 동안 근무하면서 다양한 산업에서 의미 있는 경력을 쌓을 수 있다”고 했다.

현재 코닝은 한국을 비롯한 44개국에서 임직원 6만여 명을 고용하고 있다. 한국에서는 1973년 삼성전자와 합작해 삼성코닝을 세웠고, 2014년 삼성 등이 보유하고 있던 지분 전량을 사들여 사명을 코닝정밀소재로 바꿨다. 현재 삼성디스플레이는 미국 코닝 지분 9%를 보유한 2대 주주로 협력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한국 코닝은 올해 ‘대한민국 일하기 좋은 기업’ 제조부문 본상을 받을 정도로 임직원의 만족도가 높은 기업으로 정평이 나 있다. 프랑스 부사장은 “한국 직원들이 직장을 가족의 일부로 받아들이는 것을 심심찮게 경험했다”며 “코닝의 기업문화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어 개인적으로 울림이 컸다”고 말했다.

원하는 인재상으로는 ‘어려운 문제를 해결하기 좋아하는 사람’을 제시했다. 프랑스 부사장은 “특히 한국에서는 열정과 창의성, 긍정적인 사고를 지닌 인재를 원한다”고 말했다.

오형주 기자 dolp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