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9그루 이식 조건으로 지난달 말 사업시행 인가…대다수 벚나무 제거될 듯
전문가 "벚나무 특성상 이식 어려워…생육 장담 못 해"
재건축에 사라지는 벚꽃 명소…부산삼익비치 벚나무 일부만 이식
조성된 지 40년이 넘은 부산 수영구 남천동 삼익비치타운 벚꽃길이 아파트 재건축으로 역사 속으로 사라질 위기에 놓였다.

8일 부산 수영구에 따르면 재건축이 추진 중인 남천동 삼익비치타운 단지 내에 228그루, 인근 광안해변로에 191그루 등 총 419그루의 왕벚나무가 식재돼 있다.

벚나무는 아파트가 건설된 1980년도 즈음 심어져 40년이 훌쩍 넘은 수령을 자랑한다.

매년 3월 말이면 벚꽃이 마치 터널처럼 단지를 감싸면서 수많은 시민에게 아름다움을 선사했다.

이곳 벚나무는 부산 내 다른 지역보다 1주일가량 개화가 빨라 부산 기상청이 비공식 관측목으로 활용하기도 했다.

아파트 재건축 사업 시행 계획안이 나왔을 때 기존의 벚꽃 터널이 유지되기 어렵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벚나무 존치 여부가 논란이 되기도 했다.

2018년에는 환경단체들이 잇따라 성명을 내고 벚나무 제거에 우려를 표시하기도 했다.

논란 속에서 도시정비사업의 가로수 존폐를 결정하는 부산시 도시 숲 심의위원회는 지난해 단지 내 228그루 중 생육 상태가 좋은 16그루와 단지 외부 191그루 중 43그루를 이식해야 한다고 의결했다.

수영구도 도시숲 심의위원회 의결사항을 조건부로 지난달 말 재건축 사업인가를 내줬다.

조합 측은 관리처분 인가를 받은 뒤 이주와 철거가 본격화되면 대부분 벚나무가 제거될 것으로 예상했다.

조합 측 관계자는 "나무가 대부분 40년이 넘어 이식해도 생육에 문제가 생길 것으로 판단하고 행정기관 심의도 받았다"며 "단지 내에 새로운 벚나무를 다수 심어 아쉬움을 달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대부분의 나무가 잘려 나갈 예정이라 사실상 관리처분인가 예상되는 2~3년 뒤면 남천동 벚꽃 터널은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된다.

전문가들은 일부가 이식되더라도 생존 가능성이 높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국립수목원 관계자는 "벚나무는 5cm 이상 잘랐을 경우 나무 목질부분에 부식균이 들어갈 가능성이 커 수명이 짧아진다"며 "줄기가 굵고 수령이 오래된 벚나무는 이식 후에도 얼마나 생육할 수 있을지 가늠하기 힘들어 사실상 이식이 불가능한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재건축에 사라지는 벚꽃 명소…부산삼익비치 벚나무 일부만 이식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