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2번째로 긴 인천북항터널…시공사 정밀조사 예정
툭 하면 물 흥건한 인천 해저터널…배수로 문제 통제 잦아
국내 두 번째 긴 해저터널인 인천-김포고속도로 '북항터널'이 배수로 문제로 최근 4년간 월평균 1회 이상 통제된 것으로 나타났다.

7일 더불어민주당 허종식(인천 동구미추홀갑) 의원실에 따르면 수도권 제2순환고속도로 인천-김포 구간(인천-김포고속도로)에 있는 북항터널에서 2019년 1월부터 최근까지 4년간 배수로 문제로 61차례 차로가 통제됐다.

이는 터널의 유지·보수를 위해 차로를 통제한 전체 횟수 175차례 중 34.9%에 해당한다.

배수로 문제로 차로가 통제된 연도별 횟수는 2019년이 47차례로 가장 많았고, 2020년 9차례, 2021년 1차례, 올해(8월 기준) 4차례다.

배수가 제대로 안 돼 노면이 젖는 현상도 반복되고 있다.

북항터널은 2017년 7월 23일에는 인천 일대에 시간당 100㎜가량의 기습 폭우가 내리면서 터널에 1m 높이로 빗물이 차는 일도 있었다.

해저면 30∼40m 암반에 건설된 북항터널은 내부 배수시설로 물을 흡수해 외부로 퍼내고 있다.

하루에 평균 5천t에 달하는 해수 또는 지하수가 배출되고 있다.

민자사업자는 북항터널의 도로 바닥 관에 문제가 있어 배수가 제대로 안 되는 것으로 추정했다.

반면 시공사 측은 "설계대로 공사하고 적법한 절차를 거쳐 준공을 받았다"는 입장이다.

시공사는 배수 문제로 노면이 젖는 현상이 지속되자 일단 정밀 조사를 벌이고 추가 정비를 하기로 했다.

올해 12월까지 근본적인 원인을 규명하고 개선 대책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허 의원실은 이번 정밀 조사로 노면 젖음 현상의 원인이 설계·구조상 문제인지, 관리 문제인지 결론이 날 것으로 예상했다.

북항터널과 같은 공법이 적용돼 지난해 준공된 보령해저터널에서도 올해 노면 젖음 현상이 나타나 국토교통부는 설계 단계부터 결로를 예방할 수 있도록 관련 기준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허종식 의원은 "북항터널은 하루 이용자가 5만명에 달하는 만큼 안전을 위해선 빠른 조치를 해야 한다"며 "조사 결과에 따라 국내 해저터널 설계 기준에 큰 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총 길이 5.5㎞인 북항터널은 보령터널(6.927㎞)에 이어 국내에서 2번째로 긴 해저터널이다.

왕복 6차로로 인천시 중구 신흥동과 서구 원창동을 잇는 이 터널은 화수부두와 북항 바다 밑을 통과한다.

이 해저터널의 가장 낮은 지점은 해수면으로부터 59m 아래에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