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상금 1천억원 이상 불용처리 예상…"이행계획 세워야"

올해 보상금을 신청한 제주4·3 희생자 상당수가 연내 보상금을 받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고령 제주4·3 희생자·유족 보상금 연내 지급 '빨간불'
6일 제주도와 송재호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제주시갑) 따르면 올 한해 책정된 제주4·3 희생자 보상금 지급액 1천810억원 가운데 1천억원 이상이 실제 지급되지 못한 채 불용처리될 상황이다.

사업비와 운영비는 명시이월이 가능하지만, 현행법상 집행하지 못한 보상금은 불용 처리된다.

다만, 제주4·3 희생자에 대한 보상금 지급은 2027년까지 진행돼 불용 처리된 예산은 향후 5년 내 전액 반영될 수 있다.

올해 보상금 대상자는 2천117명인데 8월 말까지 1천868명이 신청했다.

제주4·3사건 진상규명 및 희생자 명예회복 실무위원회(이하 제주4·3 실무위)는 사실 조사를 거쳐 이 가운데 498명을 보상금 지급 대상자로 국무총리실 산하 제주4·3사건 진상규명 및 희생자 명예회복위원회(제주4·3 중앙위)에 올렸다.

보상금 지급 절차를 보면 제주도가 생존희생자 및 유족 등 청구권자들로부터 신청을 받고 제주4·3 실무위가 사실 조사를 거쳐 행안부에 대상자를 올린다.

그러면 행안부가 내용을 검토한 후 제주4·3 중앙위 보상심의분과 심의를 거쳐 최종 지급 여부가 결정된다.

제주4·3 중앙위 보상심의분과는 지난달 27일 생존 희생자 84명(후유장애 79명, 수형인 5명)에 대해 보상금 지급을 심의했지만, 자료 부족을 이유로 지급 결정을 유보했다.

연말까지 보상심의분과가 3∼4회 가량 남아있지만 올해 지급 신청자 1천868명을 모두 심의하기에는 물리적으로 쉽지 않은 실정이다.

송 의원은 4일 이상민 행안부 장관을 대상으로 한 국정감사 질의에서 "제주4·3 보상금 예산으로 책정된 1천억원 이상이 지급되지 못한 채 불용처리 될 상황에 놓였다"며 "이는 역사의 죄이자 장관의 직무유기"라고 지적했다.

송 의원은 또 "행안부 장관은 생존 희생자와 유족이 고령인 점을 고려해 보상 담당 인력을 충원하고 최대한 이른 시일 내 보상금 지급 심의와 이행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