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경찰, 악성 사기 조직원 53명 검거…총책 4명 등 13명 구속
필리핀·국내 등 SNS 이용, 피해자 270명에게서 130억원 편취
고가템 치장한 '지존' 게이머, 알고 보니 고수익 미끼 '사기꾼'
고수익 광고를 미끼로 피해자 수백 명으로부터 130억원을 뜯은 '재테크 투자사기 1세대' 조직이 경찰에 의해 와해됐다.

이들 중 핵심 조직원은 범죄 수익금으로 수십억원에 달하는 게임 아이템을 구매해 소위 '지존'으로 군림하기도 했다.

강원경찰청은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조직원 53명을 붙잡아 A(34)씨 등 총책 4명을 비롯해 13명을 구속했다고 6일 밝혔다.

A씨 등은 2019년 5월부터 2021년 7월까지 필리핀과 국내 등에서 텔레그램과 카카오톡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이용해 '신개념 재테크를 통해 손쉽게 수익을 낼 수 있다'고 속여 피해자 270명으로부터 130억원을 뜯은 혐의를 받는다.

경찰에 따르면 주범인 필리핀 총책 A씨는 2019년 1월 중학교 선배 2명과 함께 도박사이트를 운영한 경험을 바탕으로 재테크 투자사기 범죄 조직을 결성했다.

A씨는 SNS에서 고수익을 미끼로 피해자들을 꾀어 스포츠토토 사이트 등에 가입을 유도한 뒤 249명으로부터 114억원을 뜯었다.

국내 총책을 맡은 B씨, C씨, D씨 등 3명은 2020년 2월 국내에 들어온 뒤 새 조직을 만들어 같은 수법으로 가상화폐와 금 거래 사기 사이트 가입을 유도, 21명으로부터 16억원을 빼앗았다.

A씨 등은 일명 '알박기 계정'(거짓 수익인증 글 등을 올리기 위해 만든 대포 계정)을 활용해 SNS 그룹 채팅방에 실제로 수익을 올린 것처럼 인증 사진 등을 올려 피해자들을 현혹했다.

가상화폐와 금 거래에 투자하는 것처럼 사이트를 꾸미고는 투자 전문가 행세를 하며 피해자들에게 소액의 이익금을 돌려주고, 더 큰 금액으로 재투자를 유도하며 돈을 편취했다.

고가템 치장한 '지존' 게이머, 알고 보니 고수익 미끼 '사기꾼'
재테크 투자사기 1세대로 불리는 이들 조직은 철저하게 점조직 형태로 운영된 것으로 드러났다.

B씨와 C씨는 범죄 수익금으로 수십억원짜리 게임 아이템을 구매해 리니지 게임에서 '지존'으로 불리고 있었으며, 게이머들의 경외심을 이용해 게임과 SNS 광고 등을 통해 조직원을 포섭했다.

경찰은 A씨 등을 비롯해 총책, 관리자, 말단 조직원 등 총 53명을 붙잡아 13명을 구속했다.

범죄 수익금 중 부동산 등 4억5천만원 상당의 재산을 동결시키고, 명품 시계 등 1억원 상당의 물품을 압수했다.

경찰은 국제형사경찰기구(ICPO·인터폴)와 긴밀하게 공조해 적색수배가 내려진 총책 2명과 해외로 도피한 조직원의 뒤를 쫓고 있다.

또 압수수색 영장을 통해 확보한 금융거래자료 분석 결과 범죄에 쓰인 계좌에 약 500억원이 입금된 것으로 미루어보아 피해자가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할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터무니없는 고수익을 미끼로 채팅방으로 유도한 뒤 투자를 권유하는 경우 악성 사기 사이트일 가능성이 매우 크므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