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 "北에 '도발엔 대가' 메시지 전달 공감"…기시다 "한미일 협력 중요성"
기시다측 요청으로 통화 성사돼…한국 '전화통화' 일본 '전화회담' 소개
尹-기시다, 25분 통화서 안보협력 강화 공감…수시 소통키로(종합2보)
윤석열 대통령은 6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통화하고 북한의 잇따른 탄도미사일 도발에 맞서 안보 협력 강화에 공감했다.

지난달 2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유엔총회 계기에 첫 양자 정상회담을 한 이후 약 2주 만에 북핵 공조 강화를 다시 강조한 것이다.

한일 정상은 양국관계 개선을 위한 노력에도 한 목소리를 내며 '소통'을 강조해 관계개선 논의가 속도를 낼지 주목된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5시 35분부터 6시까지 25분간 기시다 총리와 최근 북한 탄도미사일 발사와 관련해 전화 통화를 했다고 대통령실이 서면브리핑에서 전했다.

한일 정상은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가 심각하고 중대한 도발 행위라고 강력히 규탄하는 한편, 북한에 엄정 대응하기 위한 양국간 협력에 뜻을 모았다.

'도발에는 대가가 따른다'는 메시지를 북한에 정확히 전달해야 한다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

이를 위해 한미일 안보협력은 물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를 포함한 국제사회와의 연대 중요성에 공감했다.

양 정상은 또 뉴욕 '회담'을 포함해 양국관계에 긍정적 흐름이 있음을 평가하는 한편, 관련 외교적 노력을 계속하고 안보 문제를 포함한 다양한 현안에 대해 수시로 격의 없이 소통해 나가기로 했다고 대통령실은 전했다.

기시다 총리도 이날 저녁 총리관저에서 기자들과 만나 윤 대통령과의 통화에 대해 "미일 동맹과 한미동맹의 억지력과 대처력의 중요성, 한미일 안보 협력의 중요성을 확인했다"며 "북 비핵화를 위한 유엔 안보리 결의를 준수하게 하는 것과 안보리의 추가 대응에서도 한일, 한미일 3국 협력이 필요한 데 일치했다"고 밝혔다.

북한 핵실험 관련 논의가 있었는지에 대한 질문에는 "논의는 없었지만, (북한의) 추가 도발에 대해서는 계속 주시하겠다"고 답했다.

양자 현안에 대해서도 윤 대통령과 짧은 대화를 나눴다며 "한일 관계를 미래지향적으로 만들어가는 노력을 계속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의사소통을 다양한 수준에서 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총리관저는 보도자료에서 "한미일 안보협력을 한층 더 추진하는 것에 일치했다"면서 "기시다 총리는 (북한의 일본인) 납치 문제 해결을 위한 한국의 이해와 협력을 요청했고 윤 대통령으로부터 재차 지지를 받았다"고 추가로 밝혔다.

이날 통화는 일본 측의 요청으로 성사된 것으로 알려졌다.

기시다 총리는 전날 조 바이든 미 대통령과 통화 후 진행한 기자회견에서 "안보 분야는 국민의 생명 및 생활과 관련된 부분이므로 긴밀한 의사소통을 도모해 가고 싶다"며 한국과의 안보협력 의지를 피력했다.

이는 북한이 지난 4일 일본 상공을 통과하는 형태로 중거리 탄도미사일(IRBM)을 발사해 북한발 안보위협이 고조된 것과 맞물린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도 이날 오전 출근길 문답(도어스테핑)에서 "강력한 한미동맹, 또 한미일 안보협력"을 강조하며 화답했다.

지난 뉴욕 회동을 대통령실은 '회담', 일본 정부는 '간담'으로 표현했던 것과 달리, 이날 한국 측은 '전화 통화'로, 일본 측은 '전화 회담'으로 소개했다.

양국 발표 내용에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재활성화와 관련된 직접적인 언급은 포함되지 않았다.

다만 양 정상이 한미일 안보협력 필요성을 강조한 만큼, 3국 안보협력의 실질 토대 중 하나로 평가받는 지소미아 재활성화를 위한 논의에도 탄력이 붙을 것이란 관측이 많다.

이날 통화에서는 양국 갈등의 최대 현안인 징용 문제 등 과거사 문제는 구체적으로 언급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