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일부 희생자에 대해 '사상 검증'으로 보일만 한 문제를 제기해 논란이 됐던 4·3 재심 사건 청구인 전원에게 무죄가 선고됐다.

'사상 검증 논란' 제주4·3 수형인 특별재심서 모두 무죄
제주지법 4·3 전담 형사 4부(장찬수 부장판사)는 4일 열린 국방경비법 등의 혐의로 옥살이를 한 고(故) 이보연씨 등 66명(군사재판 65, 일반재판 1)에 대한 특별 재심 사건 공판에서 전원 무죄를 선고했다.

이 사건은 검찰이 특별 재심 청구인 68명 중 4명에 대해 4·3 당시 군·경 진압에 주도적으로 대항한 무장대 활동을 했을 가능성을 제시하면서 재심 개시가 늦어졌다.

당초 4·3 수형 희생자와 유족 68명이 특별 재심을 신청했지만, 재심 신청 과정에서 희생자 본인 2명이 사망하면서 소송이 종결돼 66명에 대한 선고만 이뤄졌다.

검찰은 "지난 70여 년간 고통에 사과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며 "이 사건 공소사실을 입증할만한 증거가 없는 만큼 재판부에 전원 무죄 선고를 요청한다"고 했다.

재판부는 "이 사건 공소사실은 범죄사실의 증명이 없는 상황에 해당해 형사소송법에 따라 피고인 전원에게 각 무죄를 선고한다"고 했다.

앞서 지난 7월 12일 이 공판 특별재심 개시 여부를 결정하기 위한 첫 번째 심문에서 검찰이 일부 희생자에 대해 문제를 제기해 논란이 됐다.

이 자리에서 검찰은 "4·3 위원회의 결정을 존중한다"면서도 재심 청구 대상 중 4명이 4·3 당시 무장대로 활동했거나 그런 활동을 했을 가능성이 있어서 희생자로 결정된 부분에 문제가 없는지 다시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그 근거로 '4·3 당시 남로당 제주도당 핵심 간부와 군·경 진압에 주도적으로 대항한 무장대 우두머리는 희생자에서 제외돼야 한다'는 2001년 헌법재판소 결정을 들었다.

이에 대해 재판부는 "국가기관인 4·3중앙위원회의 4·3 희생자 결정에 대해 적법성을 인정해야 한다.

자칫 검찰이 사상 검증에 나섰다는 누명을 쓸 수 있다"고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재판부는 두 차례 심문기일 끝에 재심 개시 결정을 내렸고, 검찰이 항고하지 않으면서 이날 재심 재판이 열렸다.

'사상 검증 논란' 제주4·3 수형인 특별재심서 모두 무죄
올해 초 4·3특별법이 전면 개정되면서 특별법 제14조에 따라 4·3 희생자로 결정되기만 하면 피해 당사자 또는 유족은 형사소송법상 재심사유와 관계없이 특별재심을 청구할 수 있게 됐다.

말 그대로 특별한 재심이다.

또 1948년에서 1949년 사이 고등군법회의 명령서에 기재된 희생자 2천530명에 대해서는 피해 당사자가 아닌 검찰이 직권으로 재심을 청구할 수 있도록 했다.

이어 법무부와 대검찰청은 지난 8월 10일 제주4·3사건 때 일반재판에서 형을 선고받은 수형인들에 대해서도 직권 재심 청구를 확대하겠다고 밝히면서 현재 후속 조치가 이뤄지고 있다.

dragon.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