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호 행정학 박사 논문…"노인 사회참여 기회 늘려야"
"선거 투표율 높을수록 노인 자살률 낮다"
선거 투표율이 높은 지역일수록 노인 자살률은 낮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공적 영역에 대한 시민 관심이 노인 복지에 긍정적 영향을 주는 것으로 해석된다.

서울시립대 행정학대학원 이태호 박사는 최근 발표한 논문 '자살률에 미치는 영향 요인에 관한 연구:노인 자살률을 중심으로'에서 지역별·성별 노인 자살률을 분석해 이같은 결과를 얻었다고 밝혔다.

2일 이 논문을 보면 이 박사는 투표율을 비롯해 이웃간 상호신뢰와 인구밀도 등 여러 변수가 노인 자살률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조사했다.

투표율 변수로는 2018년 제7회 전국도시지방선거 데이터를 활용했다.

분석 결과 다른 변수들과 달리 투표율은 노인 자살률과 밀접한 상관관계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5∼2019년 노인 자살률 상위 5개 지역(경기 포천시·성남 수정구·연천군·충남 보령시·서산시)의 평균 지방선거 투표율은 하위 5개 지역(경북 울릉군·전남 곡성군·경남 남해군·부산 중구·전북 진안군)의 0.79배 수준이었다.

지방선거 투표율이 1% 높아지면 노인 자살률은 인구 10만 명당 남성 1.2명, 여성 0.6명 낮아지는 것으로 분석됐다.

"선거 투표율 높을수록 노인 자살률 낮다"
지난해 기준 한국의 65세 이상 노인 10만 명당 자살자는 42.2명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20명 안팎)의 배를 웃돈다.

투표율이 공적 영역에 대한 관심과 반응을 나타내는 지표라는 점을 감안하면 주민의 공공정책 참여 수준과 자살률 사이에 높은 연관성이 있다고 이 박사는 주장했다.

이 박사는 그러면서 "자살예방을 위해선 노인들의 사회참여 기회를 확대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논문은 또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자살예방 정책이 노인 자살을 예방하는 데 크게 기여하지는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예상과 달리 '자살예방조례 제정기간'과 '자살예방센터 운영기간'이 긴 지역일수록 오히려 노인 자살률은 높은 경향이 나타났기 때문이다.

노인 자살률 상위 5개 지역이 하위 5개 지역보다 자살예방조례 제정과 센터 운영 기간이 2∼5배가량 긴 것으로 파악됐다.

이 박사는 지자체 자살예방조례를 포함한 대부분 정책들이 자살 고위험자를 발굴하고 이를 관리하는데 집중해온 한계점을 지닌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같은 정책으로는 근본적인 자살 위험 요인을 제거할 수 없다"며 "사회경제적 안정성을 확보하고 복지 정책 강화와 연계해야 한다"고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