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욱 서울대병원 교수 "조기 발견 어려워…안과 정기 검진 필수"
"안압 관리하고 생활습관 개선한다면 시력 잃지 않고 일상생활 가능해"

녹내장은 당뇨병성 망막병증, 황반변성과 함께 실명을 부르는 3대 질환 중 하나로 꼽힌다.

녹내장은 환자가 모르는 새 서서히 진행돼 증상을 자각하기 시작했을 때는 되돌리기 어려운 경우가 많으므로 조기 진단이 필수적이다.

1일 의료계에 따르면 녹내장은 지나치게 높은 안압 등에 시신경이 손상되면서 시야가 점점 좁아지는 진행성 시신경 질환이다.

대개 안압을 유지해 주는 눈 속의 체액인 방수(房水)의 배출구가 좁아지면서 안압이 상승해 망막의 시신경이 손상되고, 이러한 상태가 오랫동안 방치되면 결국 시력을 잃는다.

[위클리 건강] 서서히 시력 앗아가는 녹내장…내 눈 지키려면?
녹내장 중에서는 원발성 개방각녹내장이 가장 흔한데, 통증 없이 주변부 시야가 서서히 좁아지므로 조기에 발견하기가 어렵다.

정상인이라면 뭔가를 집중해서 보더라도 주변에 어떤 물체가 있는지, 어떤 일이 있는지 알아챌 수 있어야 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은 시야의 경계 자체를 명확하게 인식하기 어렵기 때문에 녹내장이 발병했더라도 증상을 자각하지 못한다.

전문가들은 '아주 예민한' 사람에만 평상시보다 주변부 시야가 좁아지거나, 계단을 내려갈 때 계단의 경계선이 불명확해 보이는 증상을 느낄 수도 있으나 대부분 알아채기 불가능하다고 봤다.

정진욱 서울대학교병원 안과 교수는 "증상이 느껴졌을 정도가 되면 대부분 병이 상당히 진행된 상태인 경우가 많다"며 "특별한 증상이 없더라도 40세 이상이라면 1년에 1∼2번 정도는 정기적으로 안과 검진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안압이 정상 범위에 있더라도 녹내장이 발병될 수 있으므로 가족 중에 녹내장 환자가 있거나 심한 근시가 있으면 망막과 시신경을 관찰하는 안저 검사도 받아보는 게 좋다.

녹내장은 실명을 유발하는 대표 질환이긴 하지만, 조기에 진단하고 적절히 관리하면 병의 진행 속도를 늦추고 충분한 일상생활을 할 수 있는 만큼 막연한 공포와 불안에 휩싸일 필요는 없다.

안압을 낮추는 약물 치료에 적극적으로 임하면서 생활 습관 개선을 병행하면 된다.

일상에서 무심코 안압을 높일 수 있는 행위는 가급적 삼가야 한다.

어두운 곳에서 엎드린 자세로 스마트폰을 장시간 사용하는 건 안압을 상승시킬 수 있으므로 피해야 하고, 물구나무서기 등 얼굴 부위에 과도한 압력을 가하는 자세도 오래 하지 않는 게 좋다.

수영이 좋아도 너무 꽉 끼는 물안경을 착용하는 건 피해야 한다.

흡연은 혈액 순환 장애와 관련이 있으므로 담배는 반드시 끊어야 한다.

정 교수는 "녹내장에서 가장 중요한 건 조기 진단과 관리"라며 "조기에 진단해 관리한다면 시력을 잃지 않고 충분히 일상생활을 할 수 있으므로 정기 검진을 꼭 받아달라"고 거듭 강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