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 없음. 사진=게티이미지 뱅크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 없음. 사진=게티이미지 뱅크
경찰이 코로나19 치료제 연구 결과를 부풀려 주가를 띄운 혐의로 일양약품을 수사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29일 경찰과 제약 업계 등에 따르면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는 2020년 3월 백혈병 치료제 ‘슈펙트(성분명 리도티닙)’가 코로나19 치료에 효과가 있다는 내용의 보도자료를 낸 일양약품을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 등으로 수사하고 있다. 잇단 임상 실패와 경영진의 지분 매각 등으로 논란이 됐던 코로나19 치료제 개발 회사를 경찰이 직접 수사하는 건 처음이다.

경찰은 일양약품이 비임상시험 결과를 내세워 ‘슈펙트 투여 후 48시간 내 대조군 대비 70%의 코로나19 바이러스가 감소했다’고 주장한 부분 등이 투자자들에게 잘못된 정보를 준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임상을 진행한 고려대 A교수의 연구 결과 보고서와 이를 바탕으로 작성된 일양약품의 보도자료가 다르다”며 “유리한 부분만 발췌하고 사실 관계가 다른 내용을 넣는 등 허위 사실을 유포했다”고 지적했다. A교수 측도 경찰 조사에서 연구 보고서와 일양약품의 보도자료가 다른 측면이 있다고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양약품의 발표 전 2만원을 밑돌던 주가는 10만원을 돌파하는 등 넉달 새 5배까지 폭등했다. 경찰은 일양약품 경영진이 주가가 정점에 올랐던 2020년 7월 보유 주식을 대거 매각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주가는 이후 하락세로 돌아섰다. 일양약품은 지난해 3월4일 러시아에서 진행하던 임상 3상에서 효능을 입증하지 못했다며 임상 중단을 발표했다.

일양약품 측은 경찰 수사와 관련해 “공식 입장을 내지 않겠다”고 밝혔다.

권용훈/김우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