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주병 반납 안했더니"…은행에 빈병 보증금 '552억' 쌓였다
소비자들이 반납하지 않은 맥주병, 소주병 등에서 발생한 미반환 빈병 보증금이 552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9일 더불어민주당 진성준 의원이 환경부로부터 제출받은 ‘빈병 미반환보증금 현황’에 따르면, 맥주병이나 소주병 등 빈병 재사용 및 재활용을 위해 소비자가 부담한 보증금 중 찾아가지 않은 미반환보증금이 연평균 174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로 인한 이자수익만 연평균 5억5000만원씩 발생해, 2021년말 기준 보증금 잔액이 552억원이다.

빈병 보증금은 빈병의 회수 및 재사용 촉진을 위해 자원재활용법 제15조의2에 따라 소비자에게 부과하는 자원순환보증금 중 하나다.

소주·맥주·생수 등 유리 소재의 병제품 구매시 소비자가 제품 금액과는 별도인 보증금을 부담하고, 이후 빈병을 구매처에 반납하면 보증금을 돌려주는 준다.

소비자가 빈병을 반납하지 않아 돌려주지 못한 미반환보증금은 은행에 예치하는데, 연도말 기준으로 미반환보증금 잔액은 2017년 493억원에서 2018년 489억원, 2019년 503억원, 2020년 547억원으로 증가하다가 2021년말 552억원을 기록했다.

한편 빈병 보증금의 수납과 반환, 미반환보증금의 집행·관리를 위해 하이트진로, OB맥주, 롯데칠성음료 등 보증금대상사업자들은 환경부의 허가를 받아 비영리법인 ‘자원순환보증금관리센터(COSMO)’를 공동으로 설립했다.

이들 사업자들은 자원재활용법 제16조에 따른 재활용의무생산자다. 빈병 등 포장재의 재사용·재활용 의무가 기본적으로 생산자에게 있다.

하지만 이들은 센터의 설립과 유·무형의 재산형성, 운영 및 관리 등에 소요되는 비용을 전혀 부담하고 있지 않고 있다는 게 진 의원의 지적이다.

센터 운영에 필요한 비용은 전액 소비자가 찾아가지 않은 미반환보증금만을 재원으로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진성준 의원은 “빈병의 재사용 및 재활용 의무는 법에 따라 사업자들에게 부과하고 있는데 정작 경제적 부담은 모두 소비자들의 주머니에서 나온 돈으로 충당하고 있다”며 “사업자들이 이윤 추구를 위해 만들고 유통한 포장용기 등 쓰레기에 대해서는 원천적으로 사업자들의 책임을 높여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곽용희 기자 ky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