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국제공항공사는 2020년 최고가 낙찰제 대신 ‘최고 합산요율제’라는 이례적 입찰 공고를 냈다. 그 결과 99.9997%를 적어낸 KMH신라레저가 새 사업자로 선정됐다. 2위 골프존은 93.905%, 3위 써미트는 80.1916%를 적어내 탈락했다.

써미트는 이후 낙찰 무효소송과 배임 소송 등을 제기했다. 요율 수치에선 3위를 한 자신들이 실제 지급할 임차료는 더 많은 만큼, 공사 직원들이 기대수익을 포기하는 배임을 저질렀다는 주장이다. 인천공항공사는 “요율 입찰은 사전에 공지된 산식에 따라 도출된 가치중립적이고 공사 이익을 극대화하는 데 알맞은 방안”이라고 반박했다.

공사는 18홀 하늘코스의 계약 기간을 10년으로, 63홀(정규 54홀+파3 9홀) 및 연습장을 갖춘 바다코스(인천공항 제5활주로 예정 부지) 계약 기간은 3년으로 정했다. 이를 감안해 하늘코스에는 76.92%(13분의 10), 바다코스엔 23.08%(13분의 3) 가중치를 뒀다. 여기에 코스별 요율(매출 대비 임차료)을 곱하고 각각을 더한 숫자인 합산 요율로 1위를 가렸다.

합산 요율은 순위를 가리는 수치일 뿐 실제 임차료는 아니다. 업체가 공사에 내는 임차료는 코스별로 적어낸 요율을 적용하는 것이어서 매출 비중은 높지만 수수료는 낮은 바다코스를 몇 년 운영하느냐에 따라 임대인과 임차인의 이해가 뒤바뀔 수 있다.

KMH가 제시한 요율(하늘 116.1%, 바다 46.33%)을 2021년 스카이72의 매출(923억원)에 적용해보면 인천공항공사에 납부할 1년차 임차료는 562억원이다. 하늘코스 85.5%, 바다코스 62.5%를 써낸 써미트는 같은 기간 621억원을 낸다. 스카이72 매출의 80%가량을 차지하는 바다코스 요율(62.5%)을 KMH(46.33%)보다 더 높게 써냈기 때문이다. 초반 3년 정도는 이런 상황이 지속된다. 3년 뒤 바다코스 계약이 예정대로 종료되고, 하늘코스만 7년 더 운영했을 때를 가정한 10년간의 임차료(연평균 매출 증가율 3%로 가정)는 KMH가 3814억원으로 써미트(3449억원)보다 큰 것으로 추산됐다.

그러나 제5 활주로 조성이 또 늦어지고 바다코스를 최초 3년 이후 3년 이상 더(총 6년) 운영할 경우엔 써미트가 더 많은 임차료(총 10년간)를 인천공항공사에 내는 상황으로 뒤바뀐다. 공사가 더 많은 수익을 얻을 기회를 날렸다는 써미트의 주장이 ‘바다코스의 연장 기간’에 따라 맞거나 틀릴 수 있는 셈이다. 골프업계에선 “인천공항공사와 스카이72의 분쟁 이유인 5활주로 조성 시점이 새 입찰에서도 문제가 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공사는 바다코스는 3년 기본 계약 이후 1년 단위로 최대 20년(3+1+1+…)까지, 하늘코스는 10년 후 5년 단위로 최대 20년(10+5+5)까지 연장할 수 있다고 명시했다.

김대훈 기자 daep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