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앤장·태평양, 조세수사 전담팀 대폭 늘렸다
조세범죄 수사 확대에 대응하는 대형 로펌들의 움직임에 속도가 붙었다. 로펌들은 조세범죄 수사 대응을 돕는 전문팀을 신설하거나 규모를 늘리는 등 기존 조세팀을 새단장했다. 검찰은 조세범죄를 포함한 국가 재정 관련 범죄를 수사하는 ‘재정 비리 합동수사단’을 북부지검에 설치할 계획이다. 한 대형로펌 관계자는 “합수단이 아직 설치되지 않았지만, 앞으로 벌어질 수 있는 만일의 상황에 대응하려는 기업들의 문의가 이미 부쩍 늘어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태평양·김앤장도 전문팀 출범

25일 법조계에 따르면 법무법인 태평양은 조세범죄수사대응팀을 이달 확대 출범시켰다. 서울중앙지검 1차장·대구지검 검사장 등을 지낸 검찰 ‘특수통’ 노승권 변호사가 팀장을 맡았다. 대법원 재판연구관 조세팀장을 맡았던 조일영, 강석규, 심규찬 변호사를 비롯해 조세, 민·형사 등 관련 분야 전문가들이 수사대응팀에서 일한다는 설명이다.

김앤장법률사무소도 조세형사팀을 조세형사통합대응팀으로 이달 확대 개편했다. 대검찰청 차장을 지낸 김주현 변호사,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와 서울중앙지검 특수부를 거쳐 법무부 차관을 지낸 이창재 변호사가 공동팀장을 맡았다. 김앤장은 기존 조세형사팀과 관세·외국환거래·디지털포렌식팀 등을 통합했다. 국세청 출신 세무사, 조세·관세·외국환 전문 변호사, 디지털 포렌식 전문가 및 세무·회계 분석 전담 회계사 등 약 60명으로 전문팀을 구성했다.

이처럼 로펌들이 꾸린 전문팀에는 변호사뿐만 아니라 국세청 등에서 근무한 조세 전문가가 함께 일하는 경우가 많다. 조세 사건이 형사 사건으로 이어지거나 형사 사건과 동시에 진행되는 경우가 많아서다.

합수단이 신설되면 수사당국과 조세당국의 협업이 더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도 각 영역 전문가들을 전문팀에 끌어모은 배경이 됐다. 전영준 율촌 변호사는 “대응센터의 조세 전문가는 수사 이전 관세관청이 세무조사하는 단계에서부터 대응에 핵심적 역할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세종, 광장, 화우, 지평 등 대부분의 대형 로펌이 전문팀을 신설했다. 설립 초기부터 조세 분야에 집중해온 율촌이 지난달 3일 조세형사대응센터를 출범시키면서 신호탄을 쐈다. 세종이 최근 발족한 조세형사수사대응센터는 조세 전문 백제흠 대표변호사와 지난달 1일 법무법인에 합류한 검찰 출신 이정환 변호사가 공동으로 센터장을 맡고 있다.

국제 조세 자문도 진행

대형 로펌들은 국내 기업이 해외에서 겪을 수 있는 세금 문제 대응도 자문하고 있다.

광장은 지난 20일 ‘미국 세법의 주요 개정 사항-2022년 인플레이션 감축법’을 주제로 웨비나를 열었다.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따른 주요 세법 개정 사항에 관해 설명하는 이번 세미나에 150명의 국내 기업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광장은 이번 웨비나를 미국 대형 세무법인 앤더슨과 함께 열었다. 광장 관계자는 “현지 전문가들과 함께 미국 세법과 관련한 자문을 제공하기 위해 앤더슨과 전략적 협업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앤장은 지난달 ‘신(新)국제조세연구소’를 출범시켰다. 연구소는 국세청과 기획재정부 출신 등 조세 전문가 30여 명으로 구성됐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주요 20개국(G20)의 새로운 국제 조세질서 방안을 설명하고 기업들의 대처 방안에 대해 조언해주는 역할을 맡았다.

최한종 기자 onebel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