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천원이나' 올랐는데…서울대 학식에 따가운 시선(종합)

물가 상승 이유 1천원 인상…타대학 대비 상승폭 과도 지적도

서울대가 지난 4월 학생식당(학식) 메뉴 가격을 인상했으나 식사의 질은 오히려 떨어졌다는 학생들의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다.

서울대 캠퍼스 내 학식을 운영·관리하는 생활협동조합(생협)은 4월 물가 상승으로 인한 적자 폭 확대 등을 이유로 3천∼6천원에 판매되던 학식 가격을 4천∼7천원으로 1천원씩 인상했다.

큰 폭의 인상에 학생들은 당연히 반발했고, 이에 생협은 매출 증가분 중 25％를 식사 질 개선에 쓰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이런 약속에도 학내 여론은 좋아지지 않았다.

인상 뒤에도 식사의 질이 나아지지 않았다는 학생들의 불만이 잦아들지 않았다.

이 학교 학생 조모(21)씨는 25일 "식사가 여전히 좋지 않다는 비판이 많다"며 "총학생회에 '학식 모니터링단'까지 생겼을 정도"라고 말했다.

최근 캠퍼스에서 판매를 시작한 밀키트에 대해서도 "대기 줄이 길어 불편하고, 양도 적어 편의점과 비교해 별로 낫다는 생각이 안 든다"고 지적했다.

서울대 공과대학 재학생 권모(24)씨는 "가격이 올랐는데도 되레 식사 질이 나빠졌다는 사실에 정말 화가 난다"며 "식당 수는 적고, 줄은 길고, 맛은 없으니 생협이 운영하는 식당 대신 공과대학에 있는 외부 업체 식당을 이용하게 된다"고 했다.

학식이 학생을 위한 복지라는 측면도 있는데 이번 가격 인상 폭이 서울 시내 다른 대학과 비교해 과도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연세대 신촌캠퍼스는 2학기 들어 교직원 식당의 점심 뷔페 가격을 6천500원에서 7천원으로 인상했으나, 학생이 이용하는 식당의 음식값은 올리지 않았다.

청경관에서 파는 김밥 가격만 1천300원에서 1천500원으로 올랐다.

이 학교의 일반적인 학식 가격은 4천원에서 7천원 수준이며, 학생들의 평도 그리 나쁘지 않다.

이화여대도 공대 학식만 4천900원에서 5천500원으로 올렸을 뿐 기숙사 식당 학식 가격은 4천300원으로 유지했다.

서울대 관계자는 "(비싼 메뉴의 빈도를 줄여) 실제 평균 가격 인상폭은 1천원보다 적고, 인상 뒤에도 4천에서 5천원 사이 가격대 메뉴가 대부분"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계속 유지하는) 1천원짜리 학식인 '천원의 식사'는 매년 2억 5천만원 이상의 보조금을 투입하고도 있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