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성보호법만으로는 한계 지적…국회 관련 법안 3건 계류
청소년 성착취 사각지대 '메타버스'…"법적 보호 장치 시급"
메타버스 내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성범죄가 늘어나면서 관련 법 제정이 시급하다는 학계 목소리가 나온다.

25일 한국소년정책학회 학술지 '소년보호연구'에 실린 허경미 계명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메타버스 내 청소년 아바타 성 착취 처벌 관련 쟁점'이라는 논문을 통해 메타버스 내에서 이뤄지는 성 착취에 대응하려면 법적 장치 마련이 긴요하다고 짚었다.

허 교수는 먼저 "제페토나 로블록스 같은 가상세계 이용자의 70%가 청소년"이라며 "메타버스를 게임으로 규정할 것인지 아니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로 규정할 것인지를 가려내야 한다"고 지적했다.

메타버스 등의 가상세계에서는 사용자에 의해 제어되는 가상의 아바타가 청소년 이미지를 가진 아바타에 대해 노골적으로 성적 착취를 하는 일이 늘고 있다.

그러나 메타버스의 성격을 규정하거나 이용자를 보호하는 등 관련 법은 전무하다.

국회에서는 메타버스 관련 법률안이 올 1월 처음으로 만들어졌고 이달까지 3건이 계류 중이다.

여성가족부는 6월 '제4차 청소년보호종합대책'을 발표하고 메타버스 내 아바타의 인격권 여부를 연구해 아바타 성범죄 행위 처벌 실효성 확보에 나서기로 했다.

메타버스 내 성 착취가 '현실 세계' 범죄로 이어질 위험성도 있다.

실제 경기도 의정부시에서는 지난해 4월부터 약 1년간 '제페토'에서 만난 11명의 아동·청소년에게 신체 부위 등을 촬영해달라며 성 착취물을 제작한 30대 남성이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검찰로 넘겨지기도 했다.

허 교수는 기존 청소년성보호법으로는 메타버스 내 청소년의 성범죄 피해를 구제하거나 가해자를 처벌하는 데에 한계가 있다고 지적한다.

현행법은 아동·청소년 대상 성착취물을 '현존하는 아동·청소년 또는 그 이미지를 활용해 성 착취 행위를 하는 것'이라고 정의한다.

현실 세계의 사람이 아닌 가상 아바타에 대한 행위는 법 규율의 테두리 밖에 있는 셈이다.

허 교수는 "현행 청소년보호법으로는 성인이 아동·청소년에 대해 성 착취나 성매매를 유도할 경우에만 처벌이 가능하다"면서 "메타버스 특성상 청소년의 아바타가 상대방의 아바타에게 피해를 본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했다.

허 교수는 "메타버스를 게임으로 규정해도 가상세계를 청소년용과 성인용으로 구분할 수 있는지 의문이 남는다"며 "메타버스를 확장된 현실 세계로 규정해 새로운 법적 장치를 마련할 것인지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우선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