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 선택' 김포 대리점주 모욕한 택배노조원 유죄
경기 김포에서 택배 대리점을 운영하던 점주를 괴롭혀 극단적 선택에 이르게 한 전국택배노조 조합원이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인천지법 형사4단독 윤민욱 판사는 모욕 혐의로 기소된 전국택배노조 조합원 A(42)씨에게 징역 4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고 23일 밝혔다.

A씨는 지난해 8월 13일 오후 5시 40분께 자신이 집배송 업무를 맡은 택배 대리점의 카카오톡 단체 채팅방에 '내가 XX 것아. 진짜 욕 쳐들어야 하나 XXX야'라는 글을 올려 대리점주 B(39)씨를 모욕한 혐의로 기소됐다.

그는 당시 택배 고객으로부터 항의를 받았다는 이유로 B씨에게 심한 욕설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채팅방에는 B씨와 해당 대리점 택배기사 20명가량이 있는 상태였다.

전국택배노조 조합원들과 수수료 지급 구조 문제 등으로 갈등을 빚던 B씨는 이후 지난해 8월 30일 오전 경기도 김포 한 아파트에서 극단적인 선택을 해 숨졌다.

그가 남긴 유서에는 "처음 경험해본 노조원들의 불법 태업과 쟁의권도 없는 그들의 쟁의 활동보다 더한 업무방해에 비노조원들과 버티는 하루하루는 지옥과 같았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윤 판사는 "피고인이 범행을 인정하고 잘못을 반성하고 있다"며 "고객 항의로 화가 나 우발적으로 1차례 피해자에게 욕설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이어 "피고인이 피해자 생전에 사과를 했고 피해자도 이해한다는 내용의 문자 메시지를 보낸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