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19일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장례식에 참석하기 위해 런던의 한 호텔을 나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19일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장례식에 참석하기 위해 런던의 한 호텔을 나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시민단체 대안연대(대표 서민, 민경우)는 영국 엘리자베스 2세 여왕 장례식에 참석한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의 '모자'에 대해 발언한 방송인 김어준 씨 및 노무현재단 이사 황희두 씨를 명예훼손죄로 22일 경찰에 고발했다.

김 씨는 지난 20일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김 여사가 장례식에서 착용한 모자에 대해 "모자를 쓰셨더라고요. 모자는 쓰는데, 망사포가 달린 걸 썼던데, 영국 로열 장례식에 전통이 있어요. 로열패밀리의 여성들만 망사를 쓰는 겁니다. 장례식에 참석한 다른 나라 여성들을 보면 검은 모자는 써도 베일을 안 해요. 로열패밀리 장례식에서는. 적어도 영국에서는 그래요. 모르시는 것 같아서 알려 드렸습니다"라고 말했다.

황희두 노무현 재단 이사도 같은 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김건희 씨의 망사 모자는 왕실 로열패밀리들만 착용하는 아이템이라는데 ... 재클린 따라 하려고 무리수를 참 많이 두는 거 같네요"라고 썼다.

김 여사 망사 모자에 대해 '왕족만 하는 걸 모르고 했다'는 뉘앙스의 비판이 국내서 이어지자 대통령실 관계자는 21일 "영국 왕실은 장례식에 참석하는 영부인의 드레스 코드로 검은 모자를 착용해 줄 것을 당부하는 내용을 담은 공문을 보냈다. 이에 김 여사가 검은색 구두와 여성 정장에 망사 베일을 두른 모자를 착용한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왕족만 검은 베일을 착용해야한다는 것 또한 사실이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장례식장에서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 부인 소피 그레고리 트뤼도는 물론 보리스 존슨 전 영국 총리 부인 캐리 존슨 또한 망사 베일을 착용했다.

대안연대 측은 "김 씨와 황 씨의 발언은 형법 제307조 제2항의 ‘허위 사실의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에 해당한다"면서 "명예훼손은 ‘진실한 사실로서 오로지 공공의 이익에 관한 때’에는 형법 제310조(위법성에 대한 조각)에 따라 처벌할 수 없다. 그러나 김 씨나 황 씨의 발언은 진실한 사실도 아니고, 공공의 이익을 위해서가 아니라 김 여사의 명예를 훼손하기 위한 고의로 발언했다고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김 씨는 2021년 8월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부인인 정경심 교수가 겨우 ‘표창장 하나’로 유죄판결을 받았다는 허위 사실을 유포해 2021년 12월 방송통신심의위원회로부터 ‘권고’ 제재받기도 했다"면서 "김 씨는 방심위 제재 이후에도 전혀 반성하지 않고 ‘표창장 하나 때문에 유죄’라는 허위 사실을 반복적으로 방송한 바 있다"고 꼬집었다.

황 씨는 이명박 대통령과 신천지가 연관됐다는 허위 사실을 유포해 대법원으로부터 징역형 집행유예를 최종 선고 받았다.

단국대 의대 교수이자 기생충학 박사인 서민 대안연대 대표는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공영방송 TBS를 이용해 특정 정당을 지지하는 수단으로 삼고, 허위 사실을 지속해서 유포한다는 점에서 김 씨는 대표적인 ‘세금 기생충’ 중 하나"라고 말했다.

한편 대안 연대는 2020년 설립된 미래대안행동(대표 민경우, 오세라비, 김봉수)이 이름을 바꾼 단체이며, 현재는 민경우, 서민이 공동대표를 맡고 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