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영자 종오기획 대표, 1965년 약대 졸업 후 틈틈히 기부
모교에 25억 쾌척한 숙명여대 동문…"가진 재산 모두 사회 환원"
"너무 당연한 일이어서 두 번 생각할 것도 없어요.

"
21일 숙명여대 르네상스플라자 건물에서 만난 정영자 종오기획 대표는 기부 계기를 묻는 말에 소녀처럼 웃으며 이렇게 답했다.

1965년 숙대 약학대학을 졸업한 뒤 서울 종로구에서 약국을 운영하며 모교에 15억여 원을 기부해온 정 대표는 지난 19일 모교에 10억 원을 추가로 쾌척했다.

정 대표는 또 다른 모교인 전북 김제여고에도 장학금을 꾸준히 기부해왔다.

직원 자녀의 대학교 등록금을 지원해주고, 성당 건립을 위해 애쓰고 있다는 사연을 듣고 일면식도 없는 신부에게 기부하는 등 정 대표는 평소 일상처럼 나눔을 실천하고 있다.

그는 이 같은 공로를 인정받아 2015년 국민추천포상 대통령 표창을 받았다.

정 대표는 "약사의 가장 큰 매력은 손님 마음을 깊이 알게 되는 것"이라며 "단골들과 수십 년 동안 서로 고민을 털어놓고, 자식과 손자 경조사까지 함께 챙기다 보니 더불어 사는 게 즐겁다는 걸 저절로 알게 됐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지금도 옛 단골들을 종종 집으로 불러 밥을 대접한다.

1년에 한 번 김제여고 후배들에게 서울 견학 프로그램을 제공할 때도 집에서 직접 떡볶이를 해주는 것을 잊지 않는다고 한다.

약국을 번창시키는 일은 쉽지 않았다.

정 대표는 산후조리도 하지 못할 정도로 고되게 일한 탓에 시각과 청력이 좋지 않다고 털어놨다.

그럼에도 시종 위트를 잃지 않았다.

정 대표는 왜 약대에 진학했냐는 질문에 "그 당시 약대는 성적은 좋은데 특색은 좀 없는 학생이 갔다"며 호쾌하게 웃었다.

"기자님은 성공하면 모교에 기부하지 않을 거냐"며 재치 있는 반문도 곁들였다.

정 대표는 남은 재산을 모두 사회에 환원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떠난 다음에 돈을 남겨서 뭐 하냐"며 "자식들에게 여러 번 말해뒀다"고 했다.

정 대표는 "기부에는 목적이 있는 게 아니다"라며 "이번 발전기금이 학교가 가장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데 쓰이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에게 기부는 영원한 사랑을 약속하는 한 방법이다.

"진짜 사랑은 끝이 없는 거잖아요.

'3년 동안 사랑했으니 그만하겠다'고 말 안 하는 것처럼, 저도 그런 마음으로 계속 기부할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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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교에 25억 쾌척한 숙명여대 동문…"가진 재산 모두 사회 환원"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