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희원 부평구청 주무관 "즐거움·안전 모두 책임질 것"
[발언대] "상상속 놀이터를 현실로…아이들에게 기회줘야"
"아이들의 상상을 더한 놀이터는 어른들이 일방적으로 조성한 공간과 분명한 차이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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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시 부평구 공원녹지과 이희원(34) 주무관은 12일 "놀이터를 만들면서 정작 어린이 의견이 반영되지 않을 때가 많다"면서 "아이들이 상상을 펼치고 선택할 기회를 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 주무관은 2018년부터 관내 노후 놀이터를 어린이들이 원하는 공간으로 새롭게 정비하는 '참여형 생태놀이터' 사업을 담당해오고 있다.

부평구는 그동안 총사업비 41억8천300만원을 들여 부흥·사근·후정·약산·대촌·나비어린이공원 등 6곳에 생태놀이터를 조성했다.

이 주무관은 "생태놀이터 6곳은 모두 인근 초등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의견 수렴을 거쳐 설계됐다"며 "상상 속 놀이터 만들기와 그리기, 디자인 선호도 조사 등이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그는 2018년에 처음 맡았던 부흥공원 생태놀이터 조성 사업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부흥초 6학년 학생들은 당시 상상 속 놀이기구를 모형으로 직접 만들며 아이디어를 모았다.

학생들의 다양한 의견 속에 카멜레온의 혓바닥은 길게 뻗은 미끄럼틀로 만들어졌고 알록달록한 바닥에는 대형 콜라캔과 과자봉지, 수박 조형물 등이 들어섰다.

이런 과정을 거쳐 공원은 아이들의 웃음이 넘쳐나는 공간으로 탈바꿈했다.

부흥공원은 2020년 행정안전부가 전국 7만6천여개 어린이 놀이시설 중 단 7곳만 선정한 '우수 어린이 놀이시설'에 포함되기도 했다.

[발언대] "상상속 놀이터를 현실로…아이들에게 기회줘야"
부평구에서는 '오즈의 마법사'를 주제로 한 후정공원 놀이터를 포함해 거미를 형상화한 대촌공원 놀이터, 문어 모양의 물놀이장을 갖춘 나비어린이공원 놀이터가 잇따라 개장했다.

이 주무관은 "설계부터 시공까지 모든 과정에서 아이들을 포함한 주민 의견을 수렴한다는 것은 말처럼 쉽지 않다"며 "기존 놀이시설에 벗어난 새로운 놀이기구를 제작하려면 까다로운 안전성 인증 검사를 새롭게 받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놀이터 개장 후 아이들이 소리를 지르며 마음껏 즐기는 모습을 보면 힘들었던 기억도 사라진다"며 "아이들의 의견을 최대한 반영하면서 안전성 확보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부평구는 2026년까지 아이들의 의견을 반영한 생태놀이터 4곳을 추가로 조성해 모두 10곳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이 주무관은 "앞으로도 내 아이가 노는 공간을 만든다는 생각으로 즐거움과 안전을 모두 책임지는 놀이터를 만들어 가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