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국제공항공사는 2001년 개항 이후 글로벌 공항으로 도약한 성공 신화를 이어가기 위해 문화예술공항과 공항경제권 구축에 힘을 쏟고 있다. 인천 영종도 인천국제공항에서 직원들이 ‘다시 도약 인천공항’이라는 홍보 문구를 들고 있다. /인천국제공항공사 제공
인천국제공항공사는 2001년 개항 이후 글로벌 공항으로 도약한 성공 신화를 이어가기 위해 문화예술공항과 공항경제권 구축에 힘을 쏟고 있다. 인천 영종도 인천국제공항에서 직원들이 ‘다시 도약 인천공항’이라는 홍보 문구를 들고 있다. /인천국제공항공사 제공
개항 후 20년 만에 동북아시아 최고의 허브 국제공항으로 발돋움한 인천국제공항의 성공 신화 ‘시즌2’가 시작됐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연 7700만 명의 국제여객 처리 능력(세계 5위)을 1억 명 이상(세계 3위권)으로 끌어올리고, 경쟁 공항이 쫓아오지 못할 초격차 공항을 만들기 위해 ‘머물고 싶은 문화예술공항’ 구축에 도전하고 있다.

공사는 세계 최고의 공항서비스를 제공하는 제1·2공항터미널, 아시아와 미주·유럽을 오가는 대표 환승 공항이라는 명성을 기반으로 초격차 글로벌 공항으로 비상할 계획을 갖고 있다. 공사가 추진하는 성공 신화 시즌2의 핵심은 인천공항이 해외여행과 비즈니스를 위한 출발·도착 전용 공간이라는 기존 이미지에서 벗어나 ‘머물고 싶고, 체험하고 싶은’ 문화예술공항으로 만드는 일이다. 공항경제권 등 주변 개발사업을 국가의 성장동력으로 삼아 공항의 외연을 확장하는 것도 해외 경쟁 항공사를 멀찍이 따돌리는 전략으로 삼았다. 미래 공항은 여객 수 경쟁에서 벗어나 문화, 경제, 레저 기능을 통합한 공항경제권의 역동성이 지명도의 척도가 된다는 게 공사 측 설명이다. 새로운 활주로를 개설하고 제2공항터미널을 확장하는 4단계 건설사업도 인천공항 성공 신화 시즌2에 힘을 보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공항의 새로운 가치 ‘머물고 싶은 공항’

코로나19 사태가 본격화하기 이전인 2019년 인천국제공항을 이용한 여객은 총 7100여만 명이다. 여객 대부분은 면세구역과 상업시설에서 여행의 설렘과 도착의 안도감을 느꼈지만, ‘공항은 볼거리와 체험거리가 풍성한 곳’으로는 인식하지 않았다.

인천공항이 머물고 싶고, 체험하고 싶은 문화공간으로 변신하고 있다. 지난해 인천공항박물관을 개관한 인천공항은 광화문과 덕수궁 주변에서만 볼 수 있었던 입국장 수문장 전통문화 행사를 선보이고 있다. 세계 유명 미술관 분관도 유치를 추진하고 있다. 공항 면세점과 식·음료 시설이 들어선 여객터미널 상업 공간에는 온라인게임·미디어아트·메타버스 등 문화예술 콘텐츠 체험 공간도 조성하고 있다. 지난달에는 세계적 명품 브랜드인 루이비통이 여객 이동이 가장 많은 제1여객터미널 3층 면세구역 중앙(면적 235㎡)에 전시와 휴식이 어우러진 복합문화공간을 선보였다.

다양한 공항 기능 확보 … 공항 경제권 구축

인천공항공사가 추진하고 있는 공항경제권 구축사업은 인천공항 배후지역에 항공 관련 산업 생태계를 조성해 인천공항을 글로벌 경제활동의 거점으로 삼는 전략이다. 항공과 공항 연관 사업은 항공 운송이 가능한 제조업, 글로벌 전자상거래, 항공물류, 항공정비(MRO), 글로벌 비즈니스, 관광산업 등을 말한다.

인천공항공사가 공항경제권 조성을 위해 힘을 쏟고 있는 사업은 카지노 레저복합시설인 인스파이어 복합레저리조트, 스마트 레이싱 파크, 항공정비 시설, 항공물류단지, 미술품 수장고 등이다.

공사 관계자는 “네덜란드 스키폴공항은 항공 관련 산업 및 다국적 기업 유치, 미국 멤피스공항은 글로벌 유통회사 페덱스(FedEx) 본사 유치, 싱가포르 창이공항은 대규모 귀금속 등 고부가가치 복합쇼핑몰을 개장해 공항경제권을 확대하고 있다”며 “인천공항의 대규모 공항경제권 구축 사업은 대한민국의 글로벌 항공강국 도약에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4조원대 인천공항 확장 사업

인천국제공항에 네 번째 활주로를 만들고, 제2여객터미널을 확장하는 ‘인천공항 4단계 건설사업’도 속도를 내고 있다. 해외여행 재개 등 일상 회복이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으며, 세계 주요 공항도 엔데믹(감염병의 풍토병화) 분위기에 맞춰 여객 처리 능력을 확대하고 있어서다.

공사는 인천공항 4단계 건설사업 공정률을 올해 안에 50% 이상으로 끌어올리고, 2024년 완전 준공한다는 목표를 차근차근 완성해가고 있다.

2017년 첫 삽을 뜬 인천공항 4단계 공사 사업비는 총 4조8405억원이다. 2018년 1월 개항한 제2여객터미널 건설 비용인 4조9300억원과 비슷해 또 하나의 공항터미널이 생기는 셈이다. 4단계 건설의 주요 사업은 제2여객터미널 확장, 4활주로 신설, 계류장 및 연결 교통망 확충 등 인프라 확장 사업이다. 4활주로는 지난해 6월 이미 완공돼 언제든지 사용이 가능한 상태다.

4단계 건설사업이 완료되면 인천공항의 연간 여객 수용 능력은 현재 7700만 명에서 1억600만 명으로 확대된다. 세계 최초로 국제여객 5000만 명 이상 수용할 수 있는 여객터미널을 2개 보유하게 된다. 국제선 여객 처리 기준 세계 3위 규모의 공항으로 도약한다는 게 공사 측 설명이다. 인천공항 항공편의 시간당 운항 횟수도 90회에서 107회로 늘어나고, 여객 주기장은 163개 소에서 225개 소로 확장된다. 주차면은 현재 7446면에서 1만9476면으로 늘어난다.

공사 관계자는 “공사의 대규모 공항경제권 조성은 대한민국의 새로운 경제성장 엔진”이라고 강조했다.

인천=강준완 기자 jeff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