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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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우리나라 산후조리 문화와 관련한 글이 화제가 됐다.

'산후조리가 여자들의 허영심 때문에 생긴 문화인가요?'라는 제목의 글을 쓴 네티즌 A씨는 "산후조리가 여자들의 비교, 허영심 때문에 생겨난 문화고, 남편을 사랑하지 않아서 산후조리로 보상받으려는 거라는 말도 안 되는 얘기가 나와서 놀랐다. 의학과 정보가 발달한 2022년이 맞는지 의심된다"고 했다.

A씨가 캡처해 공유한 화면에는 "산후조리원 안 보내면 죽을 때까지 잔소리 당한다던데", "산후조리원은 남과의 비교에서 시작된 문제다", "산후조리원에 대한 부정적인 시선은 없는데 안 보내면 이상한 사람 취급 당하는 게 이해 안 된다", "산후조리원 안 보내주면 섭섭함 무덤까지 들고 간다" 등의 댓글이 달려 있다.

A씨는 "나도 아이를 낳았고 산후조리원을 다녀왔다. 아이를 낳으면 젖몸살에 손목도 시큰거리고, 팔다리를 움직이기도 힘들다. 진짜 내 몸이 아닌 느낌"이라면서 "이 상태에서 바로 퇴원해 집으로 간다는 건 말도 안 된다"고 지적했다.

외국에는 한국과 같은 산후조리 문화가 없다는 말에도 A씨는 "아이를 낳고 집에 가더라도 남편이 휴가를 내고 산후도우미를 써서 집에서 똑같이 산후조리를 하는 걸로 알고 있다"고 반박했다.

유럽이나 미국은 산후조리에 대한 특별한 개념이 없다. 서양인과 체형이 다른 일부 아시아 지역을 비롯한 중동, 남미 문화권에는 산후조리 문화가 존재하지만, 한국처럼 산후조리원을 많이 이용하진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이유로 한때 한국의 산후조리원은 신한류로 각광 받기도 했다.

실제로 미국 출신인 그룹 god 박준형은 한 예능프로그램 "산후조리원이라니 깜짝 놀랐다. 그런 게 있는지 몰랐다. 아기를 낳으면 그냥 집에 데려가면 되는 줄 알았는데, 여기서 산후조리에 대해 처음 들었다"고 말했다.

러시아 출신 방송인 에바 역시 "러시아에는 산후조리원이 없다. 그래서 신기했다"며 "러시아에서는 출산 후 하루 이틀 지나면 퇴원 후 일상으로 돌아간다. 굉장히 신기한 시스템이란 생각이 들었다"고 밝힌 바 있다.

서양과 동양 여성은 골격에서 차이를 보인다. 서양권 여성의 골반은 둥글어 출산이 어렵지 않은 신체구조를 가지고 있는 반면, 아시아계 여성들의 골반은 타원형으로 좁아 태아가 나오는 과정에서 많은 어려움이 따른다. 출산시간도 아시아계 여성들이 1시간 더 걸린다는 통계가 있다.

산후조리는 출산 후 여성을 임신 전 건강상태로 회복시키는 것으로, 기간은 대체로 분만 후 6주간을 의미한다. 적절한 시기에 산후조리를 하지 못하면 산후통, 산후풍, 탈모, 비만, 우울증, 여성 질환 등이 발생할 수 있다.

보건복지부가 2020년에 출산한 산모 312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1 산후조리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산모 85.3%는 산후조리와 관련한 제반 사항을 결정할 때 "주도적이었다"고 응답했다.

산후조리 기간은 평균 30.2일이었으며, 선호하는 산후조리 장소는 '산후조리원'(78.1%), '본인 집'(16.9%), '친정'(4.6%), '시가'(0.1%) 순으로 조사됐다.

산후조리 비용은 평균 249만원으로 집계됐다. 장소별로는 '산후조리원'이 243.1만원, 본인·친정·시가를 포함한 '집'은 81.5만원으로 나타났다.

산후조리의 주된 목적은 '산모의 건강 회복'(91.2%), '돌봄 방법 습득'(6.3%), '아이와의 애착·상호작용'(2.5%) 순이었다.

본인의 건강상태가 좋다고 생각하는 비율은 '임신 중'이 56.1%로 가장 높았고, '산후조리 기간'은 38.4%로 가장 낮았다. 산후조리 동안 불편했던 증상으로는 '수면 부족'(65.5%)이 가장 많이 꼽혔고, 이어 '상처 부위 통증'(38.7%), '유두 통증'(30.9%), '근육통'(22.3%), '우울감'(19.5%)으로 집계됐다.

특히 분만 후 산후우울감을 경험한 산모는 52.6%로, 출산 후 일주일 간의 감정 상태에서 산후 우울 위험군은 42.7%로 높게 나타나 산전·후 정신 건강관리 지원이 더욱 강화될 필요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