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산 깻잎과 담배꽁초. A씨가 깻잎을 먹다 뱉어냈다는 담배꽁초의 필터 부분. /사진=연합뉴스
중국산 깻잎과 담배꽁초. A씨가 깻잎을 먹다 뱉어냈다는 담배꽁초의 필터 부분. /사진=연합뉴스
동네 반찬가게에서 산 깻잎에서 중국산으로 추정되는 담배꽁초가 발견돼 논란이 일고 있다.

20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경기도 고양시에 거주 중인 A씨는 지난 11일 집 근처 반찬가게에서 간장양념 깻잎 한 통을 구매했다.

A씨는 다음 날 아침 깻잎을 먹는데 이상한 식감이 느껴 뱉어보니 담배꽁초 필터로 확인됐다. A씨는 입에 담배 냄새가 배어 바로 입을 헹궜고, 다행히 몸에 이상은 없었다고 전했다.

A씨가 구매한 깻잎은 반찬가게에서 직접 만든 것이 아닌 중국산 깻잎으로 만들어진 제품을 납품받은 것이었다. 현재 중국산 깻잎의 국내 반찬가게 점유율은 70%에 달할 정도 중국 의존도가 높은 제품이다. 깻잎 반찬은 제품 생산 과정에서 사람의 손이 많이 가는데, 인건비가 낮은 중국산이 가격이 저렴해서다.

통상 중국산 깻잎은 무역업체가 원재료를 들여오면 국내 업체에서 제조, 유통하게 된다. 중국에서 1차 손질된 깻잎을 국내에서 반찬으로 만드는 과정에서 이물질 여부가 잘 확인되지 않아 이런 일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깻잎들은 서로 달라붙어 있어 완벽히 이물질을 걸러내기 어렵다는 한계도 있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깻잎 수입업체와 제조업체는 A씨에 사과하고 보상하겠다고 했다. 이 깻잎 수입 업체 대표는 "중국 쪽에 위생관리를 더 철저히 하도록 얘기했다"고 전했다. 깻잎 제조 업체 관계자는 "정확한 원인이 규명되기를 바란다"며 "관할구청 위생과에 자진 신고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A씨는 당국의 관심을 제고하기 위해 이번 사실을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신고했다. A씨는 "반찬가게는 원산지 표기를 했다고 하지만 구매할 때 중국산이라는 표시를 보지 못했다. 중국산인 줄 알았다면 사지 않았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코로나 시국에 남이 피던 담배가 우리 식탁에 이렇게 쉽게 올라왔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는다"며 "당국은 어떻게 식품위생을 관리하는지도 의문이다. 담배꽁초 발견 후 가족들이 화가 나 잠도 제대로 못 잤다"고 비판했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