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대문형무소역사관, 대한민국역사박물관 등 관람객 북적
"77년전 그 기쁨 잊지 말아야죠"…광복절 역사 되새긴 시민들
광복 77주년을 맞은 15일 서대문형무소역사관과 대한민국역사박물관 등 서울의 주요 역사 공간은 순국선열의 뜻을 기리고 광복의 의미를 되새기려는 시민들로 북적였다.

무덥고 습한 날씨에도 이날 오전 11시께 서대문형무소역사관 앞에는 관람객 50∼60명이 줄을 서서 입장을 기다렸다.

자녀들과 함께 온 가족 단위가 대부분이었다.

한 손에 태극기를 든 어린이들은 일제강점기 형무소 모습을 그대로 재현해놓은 전시장에서 눈을 휘둥그레 뜨고 생소한 공간을 둘러봤다.

자녀와 조카 2명을 데리고 왔다는 김모(43) 씨는 "이런 날 아니면 언제 와보겠나"라며 "어른인 나도 광복절에 이곳을 찾으니 독립운동가들의 희생을 잊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에 절로 숙연해진다"고 말했다.

두 딸과 함께 온 윤지혜(37) 씨는 "3·1절이나 광복절에는 이런 역사적인 공간에 오려고 한다"며 "'남의 일'이라는 생각이 안 들도록 역사 교육을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이탈리아에서 온 레베카 씨는 "슬픈 역사가 있는 곳이라는 걸 배웠다"며 "이곳에 올 수 있어서 감사하면서도 한국의 역사를 듣고 나니 슬펐다"고 소감을 밝혔다.

"77년전 그 기쁨 잊지 말아야죠"…광복절 역사 되새긴 시민들
종로구 광화문 앞에 있는 대한민국역사박물관도 개장한 지 30분 만에 어린이 손을 잡은 학부모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대한민국역사박물관은 한국 근현대사 자료를 관람하고 일부 체험할 수 있도록 꾸며져 있다.

현재 박물관에서는 광복절 77주년을 기념해 '일제는 무엇을 숨기려 했는가?'라는 주제의 전시를 하고 있다.

이곳에서 9년 동안 근무한 학예연구사는 "평소보다 1.5배 정도 사람이 많다.

어린이들과 함께 온 부모 관람객이 유독 많은 것 같다"며 "오후가 되면 더 많아질 것 같다"고 했다.

남편과 7살 자녀와 함께 박물관을 방문한 30대 서지연 씨는 "연휴가 길지 않아 어디 가기 애매하기도 하고 아이에게 광복절이 어떤 날인지 가르쳐줄 겸 찾아왔다.

그간 코로나19로 박물관, 미술관을 찾아가기 어려웠는데 이제는 마음이 전보다 가벼워 찾게 됐다"고 했다.

자신을 1945년생 '해방둥이'라고 소개한 이풍희(77) 씨는 "출판업계에 있다 보니 한땐 여기를 매일같이 드나들었는데, 오늘은 성당에 갔다가 아내와 함께 박물관에 들렀다"며 "광복절이라고 여행 가는 사람들도 많지만 해방된 연도에 태어난 만큼 지나가다 보면서 꼭 와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씨와 함께 온 안미영(76) 씨도 "지나간 역사를 다시 상기시킬 수 있어서 좋다"며 "나중에 기회가 있으면 손주들 데리고 와서 지나간 역사를 일깨워줄 수 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77년전 그 기쁨 잊지 말아야죠"…광복절 역사 되새긴 시민들
/연합뉴스